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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인터뷰]"나의 내일은 모른다" 대한항공 승무원 부족사태의 '그림자'
[AT 인터뷰]"나의 내일은 모른다" 대한항공 승무원 부족사태의 '그림자'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07.10 02:28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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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부족은 사무장 몫...보상휴무일(CDO)만 수천일 '쌓여'
대한항공 객실 사무장 김민희씨(가명,경력 20년) (사진=김영봉 기자)
대한항공 객실 사무장 김민희씨(가명,경력 20년) (사진=김영봉 기자,디자인 윤수진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나의 내일은 모른다. 우리 승무원들은 흔히 이 말을 달고 일하고 있습니다."(대한항공 객실사무장과 인터뷰 내용 중에서)

언뜻 생각하면 내일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짧은 한 마디는 현재 승무원 부족 사태로 고통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 승무원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말입니다.  

최근 갑질 및 경영인의 비리 의혹으로 대한항공이 바람 잘 날 없는 가운데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비행에 투입되는 인력이 부족해 수년 째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승무원 부족으로 인해 남은 인력이 빠진 인원들 몫까지 역할을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서비스는 물론 이에 따른 승객들의 불만, 더 나아가 안전까지 위협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변수 많은 스케줄에 생활이 엉망으로 꼬인 직원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여행계획은 고사하고, 아이와 제대로 놀아줄 시간도, 또 아파도 병원 예약조차 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내일은 어찌 될지 모른다"는 우스개 소리가 이들 승무원에게는 가장 잔인한 말이 된지 수년째랍니다. 이 때문에 승무원들은 지난해부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승무원 부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대한항공 김민희(가명)객실사무장이 편조팀으로부터 받은 승무원 인력부족 문자.
대한항공 김민희(가명)객실사무장이 편조팀으로부터 받은 승무원 인력부족 문자.

◇승무원 부족은 사무장 몫...보상휴무일(CDO)만 수천일 '쌓여'

국제선 비행이 있을 때면 편조팀(스케줄 관리부서)의 인력 부족 문자로 후배 승무원들에게 염치없는 말을 꺼내야만 하는 20년 경력의 객실 사무장은 현재 최악의 상황에 직면에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도대체 상황이 어떻길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하는 걸까요? 기자는 최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어느 작은 카페에서 해당 객실사무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객실사무장 김민희씨(가명․여)는 기자에게 1만5000일이라는 깜짝 놀랄만한 숫자를 내놓았습니다. 승무원 부족으로 인해 투입된 직원들이 추가로 쉴 수 있는 날이 즉 CDO(보상휴일)가 약 1만5000일이 쌓여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1만5000일은 년수로 따지면 약 41년입니다. 

김 사무장은 “부족한 인력운영으로 힘들게 근무한 구역(ZONE)의 승무원들은 추후 휴무를 신청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CDO신청이 1만5000일 이상 쌓여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제는 승무원들이 신청한 CDO가 언제 쓸 수 있는지 알기조차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신청이 받아진 것인지도 알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또 직원들은 제대로 된 휴가는 고사하고 살인적인 스케줄에 일상생활도 불가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김 사무장은 “간혹 CDO라는 휴무일이 스케줄에 나와도 언제 어떤 비행에 대한 보상휴무일인지도 모른다, 이젠 승무원들을 다독이면서 비행하는 것도 염치없을 뿐만 아니라 미안하다고 빌면서 비행해야할 판”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휴가도 문제다. 수년동안 많은 직원들이 휴가 한 번 제대로 다녀오지 못했다”며 "제게 쌓여 있는 휴가만 약 100여일이고 이는 다른 직원들도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갑작스런 스케줄로 인해 일상생활은 오래전부터 불가능한 상태고, 피로도는 누적돼 '힘들어 죽겠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지난 6월 초 기준으로 CDO는 약 5000일 쌓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사무장이 주장한 것과는 차이가 다소 있지만 5000일이라고 밝힌 사측의 수치도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쌓여 있는 CDO는 승무원이 늘어나야 소진 되는데 8월초부터 200명의 승무원을 투입시켜 조금씩 소진할 계획이다"며 "당장은 해결이 어렵고 8월부터 인력이 들어오면 순차적으로 해소 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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