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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권에 ‘선전포고’ 날린 윤석헌 금감원장의 ‘過猶不及’
[사설] 금융권에 ‘선전포고’ 날린 윤석헌 금감원장의 ‘過猶不及’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7.11 08:54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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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진보개혁 학자출신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취임 두 달 만에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 본색을 드러냈다. 소비자보호에 역점을 두고 ‘금융회사와 전쟁’을 선포할 수도 있다며 ‘호랑이의 발톱’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위해 3년 전 폐지했던 금융회사들의 종합검사를 부활하고, 대출금리 부당부과조사도 전 은행권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 ‘근로자추천 노동이사제 공청회’도 개최하기로 해 이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금융위원회와 충돌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윤 원장의 이러한 발언에는 앞으로 금감원이 가야 할 방향이 담겨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원장의 이번 발언에는 ‘소비자보호’에 방점이 찍혀있다. 우선 최근 일부 은행에서 적발된 부당 대출금리 문제 검사를 확대하고, 만약 부당영업 행위가 발견되면 바로 환급 및 제재할 계획이다. 특히 저소득층 및 자영업자에 대한 과도한 금리부과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이들의 주된 대출통로인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도 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금융상품의 가격상승 요인을 차단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수수료도 판매단계별로 일괄 점검하고 합리적 산정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에 대해선 ‘전쟁’을 선포하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금융권 ‘공포의 대상’인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3년 만에 부활해 4분기부터 다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금융사 경영실태를 큰 그림에서 파악, 점검해 개선사항을 도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윤 원장은 숭실대 교수시절인 2015년 금융회사 자율성 강화란 명분으로 종합검사가 폐지되자 한 언론의 칼럼에서 이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하며 “가파른 가계부채 상승세 속 금융 감독 독립성 약화와 더불어 금융 산업 위험의 증폭을 예고하는 것 같아 우려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그 때 제기한 종합검사의 당위성을 금감원장이 되어 실행에 옮긴 셈이다.


한편, 윤 원장의 발언 가운데 일부는 금융위와 충돌을 예고하는 부분도 있어 주목된다. 한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노동이사제 도입을 통해 황제경영을 차단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윤 원장은 지난해 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시절에도 금융위에 금융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도입에 앞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사실상 이를 거부했다. 키코(KIKO) 문제를 10년 만에 다시 끄집어낸 부분도 금융위와의 입장차를 의미한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중소기업이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윤 원장은 이와 함께 금융사의 지배구조 개혁도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 등이 문제가 된 만큼 지배구조, 자본·유동성 관리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영실태평가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전담하는 전문검사역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위와 협의를 통해 보험사의 계열사 투자주식 과다보유에 따른 리스크를 따져 이에 상응하는 자본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한 금융권 사고들 때문에라도 ‘소비자보호’를 위해 금감원이 금융검찰 노릇을 제대로 하겠다는 데 대해선 동의하지만, 그 강도와 속도가 너무 지나친 것은 우려스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더불어 일방적 규제에만 치우쳐 금융의 산업적 측면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근로자추천 이사제’ 도입을 예로 들며 윤 원장의 이번 발언은 금융사 자율경영을 침해할 소지가 크며, 현 정부의 금융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한 ‘코드 맞추기’라며 평가절하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금융 산업이 제대로 된 혁신성장을 이루려면 규제도 글로벌 추세와 혁신적 방향에 맞춰 ‘포지티브’한 형태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뜻을 지닌 논어 선진편(先進篇)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을 되새기기를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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