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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워마드'가 페미니즘의 메신저인가
[기자수첩] '워마드'가 페미니즘의 메신저인가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07.11 16: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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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석 뉴미디어부 기자
윤진석 뉴미디어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윤진석 기자] '메세지를 반박하기 어려우면 메신저를 공격하라'

이는 아주 오래된 정치적 전략으로, 상대방의 주장을 도저히 반박할 수 없으면 힘들게 주장을 반박하지 말고 상대방의 헛점을 파고들어 그의 신뢰를 허물게 만들라는 의미다.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어가면 상대가 주장하던 '반박할 수 없는 메시지'는 사라지고 이슈의 초점은 '메신저의 신뢰성'으로 옮겨지게 된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르키는데 왜 손가락만 보나'

중국 명나라 구녀직이 저술한 '지월록'에 등장하는 말로, 당나라의 비구니 무진장이 글을 모르는 혜능에게 "글을 모르는데 어찌 진리를 아느냐"고 묻자 "진리는 하늘의 달과 같고 문자는 손가락과 같다. 달을 보는데 손가락을 거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답한 것에서 유래됐다. 

기자가 느닷없이 '작은 따옴표'를 꺼내 든 것은 이 두 격언이 동안 '워마드'가 쏟아내는 혐오발언과 행동을 '여성권리 신장을 위한 과격한 행동'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부 여성학자와 진보언론이 내세운 방패였기 때문이다.  

남성혐오사이트 '워마드'는 태생부터 '남성 혐오'를 지향했다. 페미니즘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성별에 따른 차별의 철폐와 이를 위한 여권의 신장'이 아닌 여성우월주의와 성소수자에 대한 배척을 기치로 삼은 곳이다. 

전적도 화려하다.  '6·25 참전용사 비하' '남성 부동액 테러 모의' '안중근 의사 모욕' '성재기 김주혁  종현 비하' '홍대 누드크로기 몰카' '호주 아동 성추행' 등 입에 올리기 쉽지 않은 온갖 혐오를 배출해왔다. 이것들은 단지 대상이 '남자'라는 이유로 자행되어 왔고, 일부는 사회적 이슈로 크게 거론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을 옹호하는 논리는 참으로 이상하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혐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동안 여성이 받아온 차별에 비하면 큰 문제가 아니다' '여성인권을 얘기하는데 왜 그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가' '단지 미러링을 뿐이다. 본질은 여성 인권 신장이다' 등이다. 

문장 단어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딱히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의 전통적 가부장적 사회에서 특혜를 받아온 '기성세대 남성'에게 통렬한 반성을 요구하고, 여성에게 차별을 강요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은 물론 일견 타당하다. 

그럼에도 '워마드'가 쏟아내는 혐오가 과연 여권 신장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일부 여성학자들은 워마드가 가르키는 손을 보지말고 달을 보라고 하는데 그들이 혐오를 무기로 누군가를 찌른 그래서 '피까지 묻은 손가락'에서 시선을 거두고 달을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기해'(자살해 라는 의미)를 외치고, 천주교에서 예수의 신체로 여기는 성체(聖體)를 훼손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한다. 문 대통령이 그리고 천주교가 여성인권을 저해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타당한 메시지 전달 방식인지를 생각하면 고개가 가로저어진다.

'본질은 페미니즘이며, 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한 노력이고 투쟁이다'  

그래 맞다. 분명 반박할 수 없는 메시지다. 그런데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워마드'라면, 그 메신저는 그들이 뿜어낸 혐오를 뒤집어 쓴 모든 이들에게서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페미니즘'은 사라질 것이고.

이 것이 진정한 페미니스트와 여성운동가들이 원하는 바는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yjs@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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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8-07-11 16:48:43
'가짜암컷' 이라고 하지. 큰가시고기 같은 개체에서 열등한 숫컷이 종족 번식을 위해 암컷과 같은 형태로 변태하는것. 그것을 '가짜암컷'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