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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루라고?' ..."천대했다간 큰 코 다친다"…300만원 없어서 못팔아
'비니루라고?' ..."천대했다간 큰 코 다친다"…300만원 없어서 못팔아
  • 류빈 기자
  • 승인 2018.07.11 16:46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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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샤넬 PVC백 (오른쪽 위) 셀린느 PVC백, (오른쪽 아래) 프라다 PVC백 (사진=각사 이미지 합성)
(왼쪽) 샤넬 PVC백 (오른쪽 위) 셀린느 PVC백, (오른쪽 아래) 프라다 PVC백 (사진=각사 이미지 합성)

 

[아시아타임즈=류빈 기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비닐 가방이 최신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때 '비니루'란 통칭으로 저가 제품의 대명사 처럼 불렸던 제품의 화려한 부활이다.

이제는 화려한 비닐이란 호칭을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될 정도다. 큰 코 다친다.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60만 원대짜리 투명 비닐 가방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정체는 최근 패션업계를 강타한 키워드는 'PVC(폴리염화비닐)'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이 비닐 가방이 바로 PVC 소재로 된 가방이다. 전혀 새로운 소재가 아니다. 그간 저렴한 소재로 외면 받았던 PVC가 '힙'한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며 의류, 신발, 지갑으로도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PVC 소재는 빛에 따라 색상이 달리 보이며, 가방 안에 어떤 물건이 넣느냐에 따라 다양한 개성을 뽐낼 수 있어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작하기에도 잘 휘는 편이기 때문에 재단등 가공이 수월하다는 이점이 있다. 또 비닐 특성상 일반 가죽이나 천보다도 관리도 훨씬 쉽다.

천대받던 비닐 소재를 일찌감치 주목하기 시작한 건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다. 샤넬, 셀린느, 버버리, 발렌티노 등 해외 명품브랜드들이 2018 봄여름 컬렉션으로 잇따라 PVC 소재 제품을 출시했다.

그 중 PVC가방으로 유명한 브랜드로 샤넬과 셀린느, 프라다가 있다. 샤넬이 선보인 PVC백은 PVC소재를 사용해 샤넬 가방 특유의 형태를 유지한 가방으로 300만 원대를 호가한다. 셀린느의 PVC백은 진짜 비닐봉지 형태와 유사한 모양으로 안에 클러치가 포함돼 있다. 가격은 한화로 60만 원대이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라다 PVC 비닐백은 140만 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 서울 시내 백화점에서 대부분의 물량이 소진됐다.

이 뿐만 아니라 의류와 잡화에도 PVC 소재가 사용되고 있다. 샤넬, 발망, 발렌티노는 PVC소재로 된 아우터를 선보였고, 버버리는 트렌치코트를 비닐 소재로 출시했다. 크리스찬 루부탱은 PVC 소재의 루비 인 프로그레스 콜렉션을 출시해 브랜드의 상징 요소인 ‘크래프트 페이퍼(공예용 종이)’를 구기고 찢어 자른 다음 손으로 이어 붙여 콜라주를 완성, 그 위에 고광택 투명 PVC 재질을 덧입혔다.

특히 PVC 소재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샤넬은 올해 봄·여름 컬렉션으로 PVC소재로 된 케이프, 부츠, 모자 등을 선보였다. 샤넬 총괄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는 "플라스틱은 오래되고 뻔한 프랑스산 옷감보다 낫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비닐 가방의 유행에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떠오른 재활용 이슈에 모든 업계에서 비닐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추세와 반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PVC소재 자체가 고가의 소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 로고가 붙여졌다는 이유로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것에 비난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마산에 사는 김 모씨(29)는 "모든 명품가방은 자기만족이긴 하지만 명품 이름을 달고 나와서 가방 같지도 않은 품질에 고가의 가격을 매기는 것은 황금만능주의의 한 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명품가방을 여러 개 사는 것에 전혀 거부감이 없는 부유층 사람들이 기분전환용으로 하나 사는 자기 과시용 느낌이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도 PVC 소재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의류브랜드에서는 해외 명품 브랜드보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캐릭터, 식품업계와의 협업으로 좀 더 색다른 PVC백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계방향) 이랜드 슈펜-빙그레 협업 PVC백, 비이커 PVC백, 스테레오바이닐즈 PVC백 (사진=각사 이미지 합성)
(시계방향) 이랜드 슈펜-빙그레 협업 PVC백, 비이커 PVC백, 스테레오바이닐즈 PVC백 (사진=각사 이미지 합성)

이랜드의 신발 SPA브랜드 슈펜은 메로나와 쿠앤크, 캔디바, 생귤탱귤, 투게더 등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을 모티브로 해 투명PVC백을 출시했다. 슈펜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빙그레의 아이스크림에서 영감을 얻어 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시원하고 알록달록한 컬러감과 디자인을 잡화 트렌드에 반영하여 협업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

닥스액세서리 역시 PVC 소재의 숄더백을 선보인 바 있으며, 다음 달 초 2가지 스타일을 추가 출시한다. 닥스 로고가 새겨진 파우치와 함께 내장 고리도 있어 실용적이다.

삼성물산 패션이 전개하는 편집숍 비이커에서는 스테레오 바이널즈와 협업한 제품, 디자이너 브랜드 오디너리 피플과 협업해 캔버스 원단 위에 투명한 비닐을 레이어드한 PVC 백, 38컴온커먼의 PVC백 등을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FnC의 영캐주얼 브랜드 ‘럭키슈에뜨’에서도 PVC비닐백을 출시했다. 저렴한 가격과 귀여운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의류브랜드 게스는 부채표 활명수와 협업 제품으로 PVC백을 선보여 선착순 방문 고객에게 증정한 바 있다. rb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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