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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갈등 장기화 '불씨'...공짜 분류가 뭐 길래?
택배 갈등 장기화 '불씨'...공짜 분류가 뭐 길래?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07.12 02: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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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대법판례 있다” VS 택배노조 “분류작업 배송기본 업무 아냐”
-영남권 택배고객 배송지연 불편 지속될 전망
택배 공짜분류를 둘러싼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지난10일 택배연대노조가 CJ대통이 물량 빼돌리기를 통해 노조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김영봉 기자)
택배 공짜분류를 둘러싼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지난10일 택배연대노조가 CJ대통이 물량 빼돌리기를 통해 노조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7시간 동안 무임금으로 택배를 분류하고 나면 배송은 오후쯤에나 이뤄집니다. 오전을 분류하는 작업에만 힘을 쏟다보니 오후 6~7시쯤 끝날 일을 밤 10시가 넘어도 하루 배송이 끝나질 않는 거죠. 이렇게 하루 12~14시간을 매일 일합니다. 우리는 단지 CJ대한통운의 장시간 무임금 분류시스템에서 빠져 나오고 싶은 것뿐 입니다.” (택배연대노조)

 “배송업무는 택배를 분류하는 작업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입니다. 20년 동안 계속 이렇게 일해 왔는데 이제 와서 배송과 분류작업을 분리시킨다니요. 이미 지난 2011년 화물분류와 관련해 대법원 판례에서 분류는 배송의 하나의 업무로 인정됐습니다. 우리로써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죠. 예컨대 배송과 분류 문제는 공항에서 자기 여행가방을 자기가 찾아 가야지 항공사가 직접 가져다 주지는 않는 것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CJ대한통운)

7시간 공짜분류를 둘러싸고 CJ대한통운과 택배연대노동조합간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부산,창원,울산 등 영남권 지방의 택배 배송지연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택배 분류작업에 대한 입장차이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평행선만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택배를 기다리는 고객들의 애간장만 타들어가고 있다. 

11일 아시아타임즈가 CJ대한통운과 택배연대노조 측의 분류작업에 대한 입장을 모두 들어본 결과 양측은 분류작업에 관해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CJ측은 그동안 해왔던 대로 배송 안에 분류작업이 포함돼 있다고 고수하고 있고, 택배노조는 그간 조금씩 분류작업이 늘어난 만큼 분류작업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늘어난 분류작업과 관련해 영남권 CJ대통 택배노조 소속 기사들은 분류작업을 거부하겠다고 선포했고 하루 파업을 진행했다. 그러자 CJ대통은 화주물류 보호와 고객과의 약속을 이유로 택배노조의 물량을 다른 서브 터미널로 옮겨 대체배송을 실시했고 갈등은 깊어졌다. 이에  택배기사들이 정상화하겠다고 했지만, 분류작업에 대한 서로 입장은 바뀌지 않아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의 갈등으로 영남권 한 택배터미널에 고객들의 택배가 비에 젖어 찢어지고 파손됐다.(사진=택배연대노조)
이달 초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의 갈등으로 영남권 한 택배터미널에 고객들의 택배가 비에 젖어 찢어지고 파손됐다.(사진=택배연대노조)

◇CJ대한통운 “대법판례 있다” VS 택배노조 “분류작업 배송기본 업무 아냐”

CJ대통과 택배노조는 각각 대법판례와 배송에 분류작업이 기본업무가 아니라는 논리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들 양측이 분류작업과 관련해 물러섬이 없는 이유를 보면 CJ측은 이미 대법사례가 있고 택배노조가 원하는 데로 분류작업에서 택배기사를 빼면 그 만큼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그동안 부담하지 않았던 비용을 더 치러야 하기 때문에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택배노조는 예전 2시간 분류작업 하던 환경과 달리 점점 택배기사들이 분류해야하는 물건이 많아진 것은 물론 장시간 분류시간 때문에 일하는 시간도 늘어 이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만약 택배노조가 꺼내들은 분류작업 거부 카드를 다시 호주머니로 집어넣을 경우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기 쉽지 않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은 “분류작업은 기본적으로 우리 업무가 아닐뿐더러 최근들어 분류하는 작업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택배기사들의 불만이 쌓였다”며 “다른 업체들은 분류하는데 2시간이면 다 끝나지만 우리는 힐소타(분류기계)에 붙어서 띄엄띄엄 들어오는 간선차를 기다리는데 굉장한 시간을 소비한다. 이렇게 되면 배송시간은 늦어질 수밖에 없고 배송은 밤늦게나 끝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CJ대통의 분류시스템 자체가 문제가 있다. 간선차가 한 번에 집결되지 않게 띄엄띄엄 오고 중계시간이 길어져 배송이 늦어지게 되는 것이다”며 “현재 분류시스템에 택배기사들이 들어가서 물건을 받게 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하는데 사측이 우리의 교섭요구를 대법원 판례를 이유로 받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남권 택배사태 같은 경우 빼돌린 물량만 주면 배송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CJ대통이 노조 조합원들에게만 물량을 주지 않고 있어 지연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J대통은 배송은 물건을 인수하는 것까지 포함하며 이미 대법판례에서 분류작업은 본인의 배송을 위한 하나의 업무로 인정됐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노조가 분류시간이 늘어났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데 물량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수입이 늘어났다는 말도 된다”며 “회사는 그동안 분류개선 노력을 해왔고 분류자동화 설비를 깔았다. 현재 분류작업은 길어야 3시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미 분류작업 문제는 대법원 판례에서 알 수 있듯 화물분류작업은 소송을 제기한 원고(노동자)들을 위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CJ대통은 택배노조가 분류작업 거부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대체배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처럼 양측이 분류작업을 두고 팽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영남권 배송지연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택배 고객들의 불편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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