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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론 밀어 붙이나?…'회의론' 급부상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론 밀어 붙이나?…'회의론' 급부상
  • 천원기 기자
  • 승인 2018.07.19 13:1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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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990년대 유럽 국가에서 실패한 정책"
서민 지갑보다 큰손들의 지갑 열게 해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한 식당에서 최저임금과 체감경기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을 위해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한 식당에서 최저임금과 체감경기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을 위해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소득주도성장론'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문재인 정부가 갈림길에 놓였다. 그동안 경기 부양책으로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만큼 기존 안을 그대로 유지하느냐, 또는 대폭 수정을 통해 새로운 노선을 제시하느냐의 길이다.

19일 정재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거센 후폭풍에 직면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 '회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예견된 일", "듣보잡 경제이론"이란 혹평까지 나온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이른바 '분수효과'를 기반으로 한다. 빈곤층 근로자의 소득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경제정책이다. 근로자들이 늘어난 소득만큼 소비를 늘리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16.4%와 10.9% 등 2년 연속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론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필수요건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빈곤층 지갑에 기대를 걸었던 게 정부의 최대 오판이란 지적이다. 임금 근로자 가운데 전체 하위 20% 계층은 한계 소비성향이 높아 임금이 늘면 곧바로 소비로 이어진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은 이 계층을 타깃으로 했다. 하지만 구매력은 전체 근로자 중 9%밖에 되지 않는다. 파트너를 잘 못 골랐다는 것이다. 빈곤층은 '핀셋복지'로 지원하고, '큰 손들의 지갑'이 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병행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까지의 결과도 문재인 정부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 올해 경제(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3%에서 2.9%로 낮춰 잡았고, 취업자 증가수와 고용률, 소비자 물가 등 모든 경제 지표의 전망치를 하양 조정했다. 문제없다던 정부가 스스로 '빨간불'이 들어 왔음을 인정한 셈이다. 특히 경제성장률은 세계경제성장률과 6년만에 최대치로 벌어질 판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이뤄지는 소득주도성장론 자체가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는 맞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의 두 번째 오판이다.

크게 보면 임금 상승은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수출 경쟁력을 하락 시킨다. 작게 봐도 물가상승과 더불어 노동시장의 수요가 감소해 일자리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실업자가 증가하면 서민들의 지갑은 더욱 열리지 않게 된다. 분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 올 상반기 외식물가는 전년대비 2.7% 올랐고, 신규 취업자수는 민간에서는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이미 '포용적 성장' 등의 이름으로 1990년대 소득주도성장론을 폈던 영국,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 참석해 "한국의 아르바이트생 중 빈곤층은 30.5%에 불과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가난한 자영업자에게 돈을 빼앗아 부유한 아르바이트생에게 이전하는 것으로 근본적인 소득성장과 소비증진의 해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수석부의장은 "대한민국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과거의 성장주의, 낙수효과에 의존해야 되겠는가"라며 "이미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자영업으로 내몰린 많은 서민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자영업이 매우 과밀화 되어 있고, 최저임금조차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영업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경제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wonki@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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