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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촛불을 총구로 끄려한 계엄음모…은폐시도 여부도 밝혀야
[사설] 촛불을 총구로 끄려한 계엄음모…은폐시도 여부도 밝혀야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7.22 09:59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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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0일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67쪽 분량의 계엄령 실행 세부계획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계엄사령부가 국가정보원을 통제하고, 국회와 언론사를 장악하며, 광화문·여의도에 장갑차를 진주시키는 등 상세한 행동계획까지 포함돼 있어 군의 계엄선포 준비가 구체적으로 실행 직전단계까지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비상계엄 선포문이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7년 3월 상황에 맞춰 이미 작성되어 있었으며, 1979년 10월26일, 1980년 계엄령 포고문과 함께 2017년 3월에 공포할 내용이 함께 담겨 있었다는 점도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섬뜩하게 한다.

세부계획에는 계엄성공을 위해 보안유지 하에 신속한 계엄선포, 계엄군의 주요 목(길목) 장악 등 선제조치와 중요시설 494개소 및 집회예상지역 2개소(광화문·여의도)에 대해 기계화사단, 기갑여단, 특전사 등으로 편성된 계엄군을 야간에 전차·장갑차 등을 이용 신속 투입하는 계획도 수립돼 있다. 이는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한 수십만 명의 시민들과 일전을 불사하려 했던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6일 군 인권센터가 촛불집회에 계엄군으로 육군에서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 무장병력 4,800명, 특수전사령부 병력 1,400명 등을 동원키로 계획했다는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동안 자유한국당과 군 내부 일각에선 ‘기무사 문건’이 국가혼란 사태 때 내려지는 통상 매뉴얼에 불과하며 단순검토 수준의 문서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세부자료에서는 합참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추천하고,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에 따르도록 하는 등 통상적 ‘계엄실무편람’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이 확인되면서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또한 국정원 2차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토록 하는 등 국정원 통제계획까지 포함돼 있으며, 구체적 ‘계엄사령부 설치위치’까지 명시돼 있어 단순 검토가 아닌 실행을 전제로 한 ‘액션플랜’임을 알려준다.

또한 이 문건에는 헌법 77조가 국회의원 재적 과반이 찬성할 경우 계엄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 이를 차단하기 위한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당시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상황을 의식해 여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당정협의를 통해 ‘계엄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촛불집회 참석 및 반정부 활동 야당의원은 계엄포고 위반 현행범으로 검거해 사법처리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한마디로 계엄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은 모조리 구속시켜 계엄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없도록 원천봉쇄함으로서 절차상 흠결이 없도록 하기위한 치밀함까지 보이고 있다는 점도 충격적이다.

보도통제를 위한 언론통제 방안도 매우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다. 계엄선포와 동시에 ‘언론, 출판, 공연, 전시물에 대한 사전검열 공고문’을 내고, KBS, CBS, YTN 등 22개 방송,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 26개 언론, 연합뉴스 등 8개 통신사와 인터넷신문사에 통제요원을 파견해 보도를 통제하도록 했다. 또한 9개의 보도검열인력을 편성해 신문가판, 방송·통신 원고, 간행물 견본, 영상제작품 원본을 제출받아 검열할 계획까지 짜고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 포털 및 SNS 차단, 유언비어 유포통제 등 방안도 담겨 있었으며 한국에 파견된 각국 무관, 외신기자를 대상으로 한 계엄령 홍보 방안도 담겼다.

이번에 공개된 계엄 세부계획 문건은 실행에 옮기지 않았을 뿐 여러모로 ‘12.12 군사쿠데타’로 헌정질서를 유린한 전두환 정권의 계획과 흡사하다. 완전히 시대를 역행해 80년대 암흑기로 되돌아가려는 ‘망령’이 떠오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2017년 3월 군부에서 이뤄진 비정상적 계엄모의가 두 번의 대통령 특별지시를 거쳐 이제야 드러난 것도 심각한 문제다. 그런 까닭에 초법적인 국가기능 무력화를 모의한 계엄음모를 제때 파악 못한 정부에게도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번 세부문건을 군 특수단이 아닌 청와대가 발표함으로서 수사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의혹을 자초한 것도 아쉽다. 앞으로 특수단의 엄정한 수사로 최종책임자인 ‘윗선’을 포함한 모든 관련자를 발본색원해 처벌하는 것과 동시에 늑장보고와 은폐시도 여부에 대한 문책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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