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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 고시에 대한 몇 가지 유감의 시선
[사설]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 고시에 대한 몇 가지 유감의 시선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8.05 08:58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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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3일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시급 8,350원으로 확정해 고시했다. 이에 따라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시급 1만원을 돌파하게 됐다. 이는 월급으로 환산하면 174만5,150원, 연봉으로는 2,094만1,800원에 해당한다. 이에 앞서 사용자단체는 최저임금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고, 업종·지역별 여건이 다른데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고용부에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결국 묵살되면서 반발의 강도가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과거엔 시간이 흐르면 협조하는 모양새였으나 이번엔 실력행사를 예고하는 등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가장 큰 절차상 하자로 최저임금 책정기준을 노사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이 꼽힌다. 그동안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전체 근로자의 임금을 순위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 값인 중위임금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갑자기 기준을 ‘8시간 풀타임 정규직 평균임금’으로 바꿨다. 이들의 연간 평균임금은 2017년 기준 4,040만원으로 소득상위 30% 근로자의 연간 평균임금인 3,900만원 보다 높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8.2%(경총 추산)까지 치솟게 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위에 해당하며 우리경제가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문제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렇게 기준을 바꾼 뒤 이를 근거로 소득분배 분 4.9% 인상분을 산입했다는 점이다. 이는 전체 인상분 10.9%의 절반 가까이 이를 만큼 가장 비중이 높다. 이 또한 사회적 합의절차를 생략한 일방적 기준변경을 통해 고율의 인상을 강행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내년부터 소득분배를 위해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해 3조8,000억 원을 쏟아 붓기로 한 것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고려해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명분인 소득분배 분(4.9%)의 조정이 불가피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번 최저임금 확정 고시로 내년 최저임금 대상자는 국내에서 일하는 근로자 4명 가운데 한 명인 501만 명에 이른다. 이런 영향률(25%)은 한국보다 경제수준이 높은 선진국을 크게 웃돈다. 프랑스의 영향률은 10.6%. 일본 11.8%, 미국 2.7%, 네덜란드 6.6%다. 선진국에는 없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영향률은 무려 40%에 달한다. 국민 절반 가까이가 국가가 정한 임금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생산성과 회사의 수익 등을 따져 결정되는 임금의 시장논리가 사실상 무력화되는 결과를 초래해 국가경제와 산업현장의 혼란만 부추긴다는 비판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상여금 등 포함)에 따른 임금삭감 보전 분(1%)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왜냐하면 이는 개정된 최저임금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개선 분을 반영한 2006년을 예로 들며 ‘설정 가능한 사안’이며 문제가 될 소지가 전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는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근간으로 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그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이런 사정을 감춘 채 과거 전례를 끌어와 입맛에 맞게 정책을 주무르려는 것은 적폐와 다름없다고 혹평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제도자체를 아예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사회적 공론화를 통한 최저임금 결정방식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활용한 사회적 대화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회에 관련법이 제출돼 있는 만큼 국회로 공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실제 국회에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 중이다. 대부분 최저임금 결정의 ‘캐스팅 보트’를 쥔 공익위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밖에도 최저임금 결정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거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되어 있다. 반복되는 사회갈등과 이의제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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