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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수 중소기업 늘리기 최우선 조건은 ‘안정적 승계’에 있다
[사설] 장수 중소기업 늘리기 최우선 조건은 ‘안정적 승계’에 있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8.06 09:40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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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 중 업력 만 50년을 넘긴 ‘장수기업’이 1,000곳 중 2곳밖에 되지 않으며 이들의 평균 업력은 56.1년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5.7%로 가장 많았고 운수업, 교육·서비스업이 뒤를 이었다. 이들 장수기업은 매출액, 영업이익, 부가가치의 절대규모에서 업력 50년 미만 기업의 30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성장성(매출액증가율)은 비장수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기업대표자의 평균 연령이 사회 전반적으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영향으로 60세를 넘으면서 ‘세대교체’를 위한 공통적 고민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연구원이 5일 공개한 ‘한국 장수기업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업력이 50년 넘는 장수기업은 1,629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중소기업이 1,314개사(80.7%)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장수 대기업 비율은 전체 대기업의 6.2%(315개사)로 무려 6%포인트 높았다. 대기업까지 포함한 장수기업의 평균 업력은 56.9년이었다. 법인 장수기업이 가족 장수기업 보다 평균적으로 업력이 2.4년 길었다. 뒤늦은 개화로 근대기업의 출발이 애초부터 늦었고 일제 36년과 모든 산업시설이 황폐화된 한국전쟁이란 크나 큰 민족적 비극을 겪었다 해도 그 수명이 너무나 짧다.

중소기업과 가족기업의 천국으로 불리는 독일에선 7∼8대에 걸쳐 수백 년씩 가업을 이어가는 것을 명예로 여긴다. 독일 전체기업 중 95.3%, 중소기업의 97.3%가 장수기업의 상징인 가족기업으로 분류되며 전체 매출액의 41.1%, 총 정규직 고용의 61.2%를 담당하고 있다. 매출액 10억 유로 이하 중소기업을 포함할 경우 매출액 91.5%, 정규직 고용 98.2%를 이들 가족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독일의 장수 중소기업들은 수도권에만 몰려있는 우리와는 달리 70% 이상이 소도시 및 지방에 근거지를 두고 오랜 역사를 거치며 세계적 선두기업으로 발돋움한 중소기업도 적지 않다.

18세기 개화와 개방에 일찍 눈뜬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도 창업 100년이 넘는 중소기업이 무려 3만3,000여 개를 헤아린다. 이들 역시 독일과 같이 가업승계를 가문과 지역의 명예로 여긴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확고한 비전과 성장목표와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느리지만 끊임없이 ‘혁신의 길’을 걸어가는 진격의 거인이기도 하다. 일면 변화에 무심하고 완고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장인(匠人)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역설한 디테일에 강한 일본경제의 저력이 여기에 있으며, ‘잃어버린 20년’이란 불황을 극복해 나가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 같이 독일과 일본이 장수 중소기업의 천국이 된 데는 가업승계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세제지원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따라서 우리도 가업승계 때 상속공제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는 현행 과세 제도를 개선해 증여제도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나타나듯 국내 장수기업 대표자가 다른 기업보다 연령대가 높은 것은 승계 작업이 원활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특히 증여세 과세특례 한도 확대의 경우 업력 10년 이상 중소기업들의 요구사항 1순위인 만큼 1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양극화가 심화되고 사상최악의 ‘고용대란’이란 국가적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경제에 있어 독일과 일본의 장수 중소기업 육성사례는 부러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따라해야 할 숙명적 과제다. 실천경영학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피터 드러커는 “위대한 경영자의 마지막 과제는 승계”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승계의 핵심은 돈이 아닌, 오랜 기간 동안 전승되어 온 기업가정신과 책임감까지도 물려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수 중소기업의 안정적 승계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하는 것은 필연이다. 또한 대기업 종속을 부추기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획기적인 법률·조세제도 개편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정책을 바로 세우는 것이 장수 기업을 확대하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가 지니고 있는 이러한 함의를 제대로 인지하고 정책에 반영하기를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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