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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오 칼럼] 대구
[조재오 칼럼] 대구
  • 조재오 경희치전원 외래교수·치의학박사
  • 승인 2018.08.07 11:25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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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고기를 식용으로 하고 간에서 지방유를 뽑아내는 생선이다. 아이슬란드와 영국 사이에 대구가 많이 나는 지역을 두고 대구 전쟁(The Cod Wars, 1958~1976)이라는 군사적 충돌까지 일어났으며, 그 전쟁이 세 번의 줄다리기를 거듭했다는 점에서 비춰볼 때 특별한 생선이라 할 수 있다.

대구어는 입이 큰 생선이라해서 대구어(大口魚)라 부르고, 머리가 커서 대두어(大頭魚)라고도 한다. 입이 큰 만큼 대구어는 식성이 좋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몸이 얇고 넓으며, 앞쪽이 둥글다. 몸 빛깔은 회색에서 붉은색, 갈색, 검은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몸길이는 일반적으로 1m 미만이며 무게는 1.5~9kg 정도이다.

등지느러미와 옆구리에는 모양이 고르지 않은 많은 반점과 물결 모양의 선이 있다. 주둥이는 둔하고 입은 크며 위턱 후골은 동공의 앞 밑에 이르고 양 턱과 서골에는 억센 빗살 모양의 좁은 이빨 띠가 있다. 대구어는 한대성 심해어로 겨울철 산란기에 내만(內灣)으로 옮겨 오는데, 동해 뿐 아니라 서해, 남해, 오츠크해, 베링해, 미국 오리건주 연안까지 분포되어 서식하고 있다. 대구는 배를 갈라 소금으로 간을 한 후 말리면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 또한 비타민A와 비타민D가 풍부한 대구 간유의 원료로 쓰인다. 대구는 지방은 적으면서 비타민과 아미노산, 칼슘, 철분까지 고루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비타민 A와 비타민 B1, 비타민 B2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대구가 흔했던 시절, 서·북유럽에서는 바다의 빵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말린 대구는 거의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으로 바칼라오(bacalao), 루테피스크(Lutefisk), 퇴르 피스크등의 이름으로 각국에서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포르투갈 사람들이 대구를 좋아하며,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도록 대략 수백에서 1000가지의 요리법이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라서 “포르투갈 사람들은 꿈을 먹고 살고, 바칼라우를 먹고 생존한다”라는 말이 있을 지경이다. 지중해 권에서도 대구는 맛있는 물고기로 손꼽히며 ≪그리스인 조르바≫에는 소금에 절인 대구를 먹고 싶어하는 미친 수도승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고문헌 기록으로는 ≪태조실록≫에서 ≪중종실록≫에 이르기까지 매년 10월 천신 품목으로 웅천의 대구어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나와 있고, 1670년경에 안동장씨가 쓴 ≪음식디미방(飮食)≫에 보면 대구어 껍질을 삶아서 가늘게 썰어 무친 것을 대구껍질채라 했고, 대구껍질과 파를 길게 묶어 초간장에 밀가루 즙(汁)을 한 것에 찍어 먹는 것을 대구껍질강회라 했다고 기록 되었다.

대구어는 겨울철에 산란을 위해 연안 내만으로 옮겨와 암수가 서로 마주 뽈(뺨)을 비벼대며 화끈한 사랑을 불태운다고 한다. 짝짓기 기간 동안 비벼댄 뽈에 굳은살이 박이고 이 부분에는 쫄깃쫄깃한 사랑의 맛이 깃들여져 있어, 대구뽈찜은 연인들이 즐기기에 좋은 담백하고 화끈한 음식이라고 한다.

특히 마산지방이 대구요리가 발달하여 생(膾)으로 먹고, 말려(乾) 먹고, 국(羹) 끓여 먹고, 전(煎) 부치고, 달여(湯) 먹고, 구워(燔) 먹고, 포(脯)도 뜨고, 김치까지 넣어 먹는다고 했다. 또한 암놈 알은 생으로 먹기도 하고 쪄 먹기도 하며 수놈의 대구곤(이리:魚白)은 호르몬 덩어리로 고소하가 이를 데 없고, 창자니, 아가미니, 심지어는 등뼈다귀까지 발라먹을 정도이고, 대구 알젓과 아가미 젓은 젓갈 중에서 상품으로 꼽혀서 입맛없을 때 대구 아가미젓 한 숟가락은 밥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이다.

대구는 인류를 위해서 그야말로 전신봉사(全身奉仕)한다고나 할까? 찬바람이 뼈 속을 스미는 겨울에 뜨끈한 대구탕 한 그릇은 서민의 뱃속을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다.


jaeo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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