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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기료 누진제 한시적 완화 ‘폭염’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
[사설] 전기료 누진제 한시적 완화 ‘폭염’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8.08 09:19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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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최악의 폭염이 입추와 8월 초순이 다가도록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폭염은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인정하듯 단순한 ‘무더위’가 아닌 국민생명과 재산, 그리고 경제·산업분야에까지 피해를 동반하는 ‘재난상황’이 됐다. 이처럼 갈수록 심해지는 폭염은 이제 변수가 아닌 매년 대비해야 할 상수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정부가 7일 뒤늦게 7월과 8월 두 달간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해 가구당 평균 19.5% 인하하는 한시적 누진제 완화와 취약계층 냉방지원을 발표했지만 왠지 성에 안찬다. 인하 폭이 생각보다 낮고 국민들이 원하는 근본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회가 전기요금 전반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주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당도 국회차원에서 폭염, 한파도 재난에 넣는 법 개정을 8월 중에 완료하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변화에 대응한 법적 제도도 재정비할 계획이라며 화답하고 나섰지만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전기료 누진세 개선은 중장기 과제로 논의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국민들 사이에는 이젠 폭염을 일시적 기후변화로 치부할 게 아니라 ‘사회안전망’ 확보차원에서 국가차원의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선 되어야 할 것은 국민생명의 보호다. 이번 역대 최악의 ‘살인폭염’은 이미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3일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5월20일부터 8월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2,549명, 사망자는 30명으로 보고됐다. 발병질환자 수로는 전년대비 2.8배 증가했으며, 사망자는 무려 5배나 늘어난 수치다. 발생장소는 ‘실외’가 1,950명으로 대다수였으나 ‘실내’로 보고된 경우도 599명이나 있었다. 기상청의 예보대로 폭염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당분간 지속될 경우 온열질환 피해자는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와 산업 전반에 미치는 피해도 최소화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이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고, 기업들은 이에 따른 생산성 저하로 고통 받고 있다. 언론에서는 동네 자영업자들도 집안에서 꼼짝도 않는 소비자들 때문에 장사가 안 돼 한숨만 내쉬고 있다며 연일 떠든다. 하다못해 해수욕장에서도 일몰 후에나 사람들이 해변으로 나서는 까닭에 여름대목을 아예 망쳤다는 상인들의 하소연이 보도된다. 이처럼 주변에서 발견되는 사례만 해도 폭염이 몰고 오는 경제적 파장은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국가경제나 기업경영 측면에서 입은 전체적 피해는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정부도 인명피해와 산업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옥외작업자 건강보호 가이드’ 등을 내놓고 있지만 사상 초유의 폭염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가이드의 초점이 관급공사 건설노동자에게 집중돼 있고, 그 밖의 옥외작업을 하는 많은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 시민들을 위해 지자체가 지정한 노인복지관, 경로당, 관공서, 민간에서 운영하는 백화점, 대형마트, 금융기관, 병원 등의 ‘무더위쉼터’가 있지만 시간적 제약이 있어 종일 머무를 수는 없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도 30도에 가까운 ‘초열대야’란 잠 못 드는 밤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해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이를 방치해 왔다.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자연재난에 태풍, 홍수, 황사 등은 포함돼 있지만 폭염은 제외돼 있다. 이에 자연재난에 폭염을 포함시키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여기에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전기사업법’ 개정안 역시 수년 째 처리 못하고 있다. 여당이 이번 폭염을 계기로 이러한 법안 처리를 서두르겠다고 하지만 이 또한 지켜볼 일이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한시적인 응급처방 보다는 기상변화가 언제까지,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관측하고 대응전략을 세울 연구조직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국민과 기업들이 안심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매뉴얼’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것이 111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올해의 폭염사태가 주는 교훈이기 때문이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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