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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敵과의 동침
[정균화 칼럼] 敵과의 동침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8.08.08 10:09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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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닉’은 에이미를 죽였을까? ‘에이미’는 어디에 있을까? 이 완벽한 부부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미주리州의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 이곳에 살고 있는 닉과 에이미는 모든 이웃들이 부러워하는, 더없이 완벽한 부부다. 결혼 5周年을 맞이한 7월의 아침, 에이미는 남편을 위해 정성껏 요리를 준비하고 닉은 인근의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닉이 외출에서 돌아오니 거실은 난장판이 되어 있고 에이미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닉은 아내를 찾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에이미는 어린 시절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 시리즈 [어메이징,에이미]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만인의 알파 걸로 활동했던 만큼, 그녀의 失踪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되고 여러 방송에서 이 사건을 다룬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남편 닉이 용의 선상에 오른다. 에이미가 남긴 흔적들이 남편 닉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수사가 진행될수록 두 사람의 관계가 날이 갈수록 삐걱거렸던 정황도 속속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내는 화려한 뉴요커 시절을 그리워하며 지루한 시골 생활을 못 견디고 있었고, 닉은 그런 아내에게 불만이 쌓일 대로 쌓여 있었던 것…….

美 주요 언론이 ‘2012년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소설’,미국 아마존에만 8,700개가 넘는 서평(書評)이 달렸으며 전 세계 2백만 독자들을 열광시킨 책, 출간 직후 3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나를 찾아줘, 著者 길리언플린]이다. 물론 영화로도 우리나라에서 개봉됐다. 인간적 한계와 부족함을 가진 두 남녀가 결혼 생활을 하면서 서로에게 毒이나 다름없는 존재로 변해가는 모습을 섬뜩하게 묘사한다. ‘플린’의 가장 큰 장점은 '현실 같은 판타지'를 창조한 점이다. 일반적으로 '장르 소설' 하면 '끔찍한 사건'과 '범인 추적'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현실에선 도저히 겪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고, 작품 속 탐정과 하나가 되어 퍼즐을 맞추듯 범인을 추적하며, 그 과정에서 일상의 고민이나 잡다한 생각을 잊어버린다.

[나를 찾아줘]는 잘못된 결혼의 결말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잘못된 이성관, 특히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왜곡된 인식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볼 만한 메시지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이다. 닉과 에이미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 자체로 냉정하고 객관적인 이성 탐구인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줄도 모른다. 플린은 이 작품을 통해 소위 말하는 '쿨한 여자'의 환상을 꼬집는다. cool한 여자란 섹시하고, 똑똑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스포츠와 포커, 음담패설을 즐기고, 게임을 좋아하고, 핫도그와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44사이즈를 유지하는, 그야말로 남자들이 실제로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 여자를 말한다.


당신은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는가? 혹,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살고 있진 않은가? 적(敵)과의 동침 같은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부부 이혼율은 매년 30% 후반 대를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혼 율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법원이 발간한 2014사법연감에 따르면, 황혼 이혼은 2009년 2만8261건에서 2014년 3만2433건으로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주된 황혼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47.2%).경제문제(12.7%), 가족 간 불화(7.0%),정신적·육체적 학대(4.2%) 등이었다. 노년에 이런 황혼 이혼을 하지 않으려면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筆者의 주변에도 뒤늦게 이혼하는 知人들과 독거생활인이 되여 쓸쓸히 여생을 보내는 분들을 보게 된다. 예전에는 부부간에 情이 떨어지고 恨을 품어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평생을 같이 갔다. 그러나 이젠 수명도 늘어나고 독립해 살아가는 주변의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또 다른 세태는 '졸혼(卒婚)'부부도 늘어나는 추세다. '결혼에서 졸업 한다'라는 뜻으로 혼인관계는 유지하지만 부부가 각자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감을 뜻한다. '황혼 이혼'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처음의 끌림이 출산과 죽음, 결혼, 우정, 기쁨, 슬픔, 평범한 일상을 거치면서 사랑으로 확립되는 것이다. 처음의 끌림은 중요하기는 하지만, 사랑을 발전시키는 것은 서로에게 헌신하며 세월을 함께 하는 것이다.”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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