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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완화했지만 여전한 불만…한전 적자까지 '이중고'
누진제 완화했지만 여전한 불만…한전 적자까지 '이중고'
  • 정상명 기자
  • 승인 2018.08.09 00:05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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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 보다 낮은 할인폭…누진제 폐지 국민청원 쇄도
업계 일각 "표심 고려한 전형적 포퓰리즘 불과해" 비난
당분간 한전 흑자전환 기대하기 힘들어
다양한 전기요금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지원 대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지원 대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자 결국 정부가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기대치 보다 크지않은 인하폭에 여전히 전기요금 폭탄을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특히 최근 적자를 이어온 한국전력이 누진제 완화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모두 감당하게 되면서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요금 지원대책 브리핑에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7~8월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은 누진제 1·2구간 상한선을 각각 100㎾h 올리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예를 들어 기존 누진제에서 500kWh를 사용한 가구는 10만4410원을 내야한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누진제 구간이 3→2구간으로 변경되면서 전기요금은 7만6367원으로 줄어든다.

재난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정부도 특단의 조치를 내놨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정부 조치가 성에 차지 않은 국민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 체감하는 할인폭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기존 누진제 1구간에 해당하는 200㎾h 이하 가구는 할인 혜택이 없다.

업계에서는 누진제 완화를 두고 갖은 지적이 쏟아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겨울철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 그때도 다시 누진제를 완화할 것이냐"며 "겨울은 낮은 일조량으로 태양광 발전 가동률도 떨어지는데 치솟는 전력사용량을 어떻게 감당할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손해를 감수한다는 표현도 이상하다"며 "공기업인 한전이 진정으로 누진제 완화 비용을 감당한다면 직원들 인건비로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정부의 누진제 완화 결정은 전형적 포퓰리즘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향후 일반용 혹은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전력 본사
한국전력 본사

◇ 적자 수렁 빠진 한전…누진제 완화 비용까지 '설상가상'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내 대표 공기업 한전은 풍파를 겪고 있다. 탈(脫)원전·석탄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전환 정책부터 시작해 누진제 완화에 이르기까지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거센 바람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

굵직한 정책이 나올 때마다 한전 주가는 휘청거린다. 작년 여름 당시 한주 당 4만원 중반 대에 형성된 주가는 1년 새 3만원 초반 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누진제 완화 조치를 발표하고 일주일 사이 시가총액이 2조원 가량 증발했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 적자로 돌아섰다. 2013년 이후 4년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핵심 공략으로 추진하는 탈원전 공약에 대한 비판도 거세게 일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영업적자는 탈원전 정책과 관련이 적다. 작년부터 국제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전력생산 핵심을 담당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 원가가 상승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또한 원전 다수가 예방점검을 실시하면서 이용률이 하락한 탓이 크다.

이에 따라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구매할때 지불하는 전력도매단가(SMP)는 꾸준히 상승했다. 총 24기 원전 가운데 10기 가량이 가동중단됐던 지난해 말부터 SMP는 계속 올라 올해 3월에는 101.15원(육지 기준)을 기록했다. 작년 8월 75.91원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상당히 상승한 수치다. 즉 발전단가가 가장 저렴한 원전 다수가 멈춰섰고, 차순위인 석탄화력발전의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겹쳐지면서 수익성 악화에 처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전력도매단가(SMP) 추이 (자료=전력거래소)
전력도매단가(SMP) 추이 (자료=전력거래소)

업계는 한전이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점검을 마친 원전이 속속 발전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저감조치로 노후석탄화력발전소가 일시중단됐고 발전용 유연탄 개별소비세가 인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누진제 완화조치로 인한 비용까지 3분기 실적에 더해지면서 당분간 호실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백 장관도 누진제 완화를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한전이 재무 구조가 녹록지 않은 형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공공기관으로서 국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비용 부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택용 전기요금 인하가 발생할수록 한전 적자 폭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백 장관은 에너지 특별기금 활용까지 언급했지만 결국 국민의 전기요금으로 적립된 재원이어서 큰 의미가 없는 조치라고 지적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접근해 국민의 불만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자력정책실장은 "외국처럼 국민이 전기 요금제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하면 불만이 줄어들지 않겠냐"며 "시간대별 요금제 등을 적용하려면 AMI계량이 보급이 선행돼야 하지만 전기요금을 세분화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혀주는 방법을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jsm7804@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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