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1-13 16:33 (화)
[사설] 정부의 국민연금 재설계 ‘사전 여론전’을 보는 불편한 시선
[사설] 정부의 국민연금 재설계 ‘사전 여론전’을 보는 불편한 시선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8.12 10:19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연금이 재정고갈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기금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국민의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는 10일 기금고갈 방지를 위해 보험요율을 인상하고 의무가입나이 상한을 연장하는 대신, 소득대체율 조정안을 패키지로 묶은 두 개의 밑그림을 오는 17일 제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발표 때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60세 법정정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최악의 ‘고용쇼크’를 겪고 있는 현실에서 돈 뜯어갈 궁리만 한다며 부정적 반응이 빗발치고 있다.

국민연금 재정고갈이 앞당겨지게 된 원인은 1988년 제도도입 당시 적은 부담금으로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정부의 ‘장밋빛 환상’에서 비롯됐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88년 3%로 시작했으나 재정고갈 압박이 현실화 되면서 93년 6%, 98년 9%로 상향조정됐다. 이후 지금까지 9%(직장가입자 기준 사업장 4.5% 근로소득자 4.5%씩 부담)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애평균 소득액과 비교해 받게 되는 연금수급액을 말하는 소득대체율은 시행 초기 70%에서 98년 60%로 낮춰졌고, 2007년부터 2028년까지 40%까지 낮추도록 법으로 정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소득대체율은 45%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40%는 노후를 보장하기엔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이 비율을 월평균 중위소득 218만 원인 가입자에 적용하면 연금으로 받는 돈은 87만 2000원으로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 100만원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40년 가입기간을 채울 때 가능한 것으로, 지난해 국민연금 신규수급자의 평균가입 기간이 17년임을 감안하면 이들에게 적용되는 소득대체율은 고작 24%에 불과하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2만 3000원으로‘용돈연금’에 불과해 사실상 노후보장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 재정추계는 출산율 등 인구변수, 임금·물가상승률 등 거시경제 변수, 기금투자수익률 등을 종합해 장기전망을 내 놓는다. 올해 5월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는 2,183만6,547명, 수급자는 458만 3617명이다. 매번 재정추계 때마다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는 시점을 두고 논란이 생긴다. 2013년 3차 재정계산 때 2060년으로 고갈시점을 예상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3년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금고갈 시기를 늦추기 위해 다양한 재정확보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정부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보험료를 인상하고 의무가입기간을 연장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법정정년연령이 60세인 상태에서 보험료 납부기간을 65세까지 늘리는 것은 국민정서상 만만찮은 저항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준조세’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퇴직 후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납부의무를 부과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보험료를 올리는 것 역시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요율인상 자체가 근로자뿐 아니라 기업에도 부담을 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출산율을 바짝 끌어올려 의무가입자 규모 자체를 키우는 방안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인구고령화로 노인이 급증하고 출생아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10일 국민연금 의무가입 나이 상한을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정부안이 아니라며 극구 해명하고 나섰다. 이어 민간의 논의 결과를 17일 공청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10월 말까지 정부의 제4차 국민연금운용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 때까지 섣부른 확대해석을 말아달라는 당부로 들리지만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을 맞춰놓은 상황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같은 느낌이 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제도발전위원회가 흘린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의무가입나이 상한 연장, 소득대체율 조정안은 일종의 ‘사전 여론전’ 성격이 짙어 보이는 까닭이다. 정부가 국민연금의 재정을 탄탄히 하고 국민 노후소득의 안정화를 위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어떤 묘안을 도출해 낼지 주목된다.


asiatime@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