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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착시’가 낀 세수호황 재정확대 빌미가 되어선 안 된다
[사설] ‘착시’가 낀 세수호황 재정확대 빌미가 되어선 안 된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8.13 09:11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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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좀체 회복되지 않고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세금이 작년 동기대비 19조원 이상 더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국세수입 진도율(목표액 대비 실제 징수액의 비율) 역시 58.6%로 전년 동기대비 3.7%포인트나 높아졌다. 지금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국세수입은 전망치(268조 1000억 원)보다 23조원 이상 더 걷히면서 29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기획재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명목임금이 증가하고 부동산거래가 늘면서 세수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이에는 일반국민이 모르는 ‘착시현상’이 숨겨져 있다.

‘착시’의 근거로 세수오차율(국세수입 전망과 실제 국세수입 차이)을 들 수 있다. 기재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지난해보다 2조8000억 원(1.1%) 늘어난 268조2000억 원으로 예측했다. 이는 기재부가 당초 전망한 경제성장률 3.0%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세수증가폭이다. 기재부가 이처럼 세수예측을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하는 것은 습관적이다. 지난해에도 당초 국세수입액을 241조8000억 원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265조4000억 원이 걷히면서 세수오차율이 역대최고인 9.7%를 기록했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이를 경신해 10%에 육박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기재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법인세 수입은 1년 전보다 7조1000억 원 증가한 40조6000억 원을 기록하며 진도율은 64.4%에 달했다. 이는 경기위축과 미중 통상 분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쥐어짰다는 의미다. 기재부는 법인세는 전년도 법인실적을 바탕으로 걷는데, 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이 좋았다고 해명하며, 대기업 증세의 영향은 내년부터 반영 된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내년에는 기업들에게 법인세를 더 거두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세정(稅政)이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경기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득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조4000억 원 증가한 44조3000억 원으로 진도율은 법인세와 마찬가지로 60.7%를 기록했다. 부동산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실시에 앞서 일시적으로 부동산 거래가 증가한 까닭이다. 이와 함께 부자증세의 영향으로 일부 고소득 근로자의 원천징수세율이 상승한 점도 반영됐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일반 근로자들의 명목임금 증가로 인한 세수 증가분 비중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 같은 세수호황은 정부가 애초부터 세수예측을 너무 적게 잡은 것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이러한 현격한 세수오차율에 근거한 세수호황을 바탕으로 내년도 예산을 올해 대비 ‘7%대 중반+α’로 증액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데 있다. 김동연 부총리도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을 당초 목표였던 7%대 중반보다 높게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도 정부 예산을 10% 이상 증액편성해달라고 한 여당의 요청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김 부총리는 “고용 및 소득분배 악화, 혁신성장 등 추가지출 수요가 있어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최근 세수상황, 재정건전성 등 세입측면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생각은 큰 착각이다. 최근 전년 동월대비 월별 세수증가 규모가 급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월별 세수증가 규모는 1월에 2조7000억 원, 2월에 1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3월에 5조3000억 원, 4월 5조1000억 원으로 5조 원대까지 뛰어올랐다가 5월 2조9000억 원, 6월 2조4000억 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자칫 정부의 ‘세수호황’이 계속 이어지리라는 믿음이 어그러질 경우 통합재정수지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재정확대 기조가 곧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확정한 내년도 세법개정안도 증세보다는 감세를 통한 저소득층의 소득지원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세수호황’에 대한 막연한 희망으로 공세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기 전에 다시 한 번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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