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1-16 04:30 (금)
"맥도날드에 무슨 일이?"...말복에 아스팔트로 나온 '라이더'
"맥도날드에 무슨 일이?"...말복에 아스팔트로 나온 '라이더'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08.16 19:28
  • 10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이더는 땀흘려 일하는 가치 있는 일...“라이더들 스스로가 존중해야”
16일 서울 관악구 맥도날드 신림점 앞에서 라이더유니온(준)소속 박정훈씨가 폭염수당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아스팔트에서 열기가 지글지글. 도로에서 쌩쌩 달리는 차들이 만들어 내는 더운 바람에 땀이 비오 듯 쏟아진다. 16일 오후 1시 바깥 온도는 35도를 훌쩍 넘어섰다.

이런 폭염 속 서울 관악구 신림동 맥도날드 앞에서 박정훈씨는 피켓을 들었다. 피켓에는 ‘폭염수당 100원’, “우리가 흘린 땀에 대한 존중 입니다”가 적혀 있다. 말복인 이날 도데체 박정훈씨는 왜 내리쬐는 따가운 햇볕을 맞고 있는 것일까?

기자는 박씨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이 더운 날 왜 이렇게 나와 있냐고?’ 물었다. 자신을 맥도날드에서 근무하고 있는 ‘라이더’라고 소개한 그는 기자의 질문에 “폭염 속 라이더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나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사실 박씨가 뜨거운 아스팔트 길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씨는 지난달 25일부터 쉬는 날마다 거리에 나와서 1인 시위 혹은 라이더들에게 이온 음료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는 동시에 맥도날드에 라이더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가 요구하는 사항은 크게 3가지다. △폭염 속 라이더들에게 무조건 청바지를 입도록 한 규정을 없애줄 것 △배달 1건 당 폭염수당 100원을 지급할 것 △폭염·한파시 배달을 제한 할 것 등이다.

박씨는 “폭염수당 100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폭염 속에 통풍이 되지 않은 유니폼을 입고 배달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특히 이 더운 여름에 청바지를 입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면 고역도 이런 고역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가장 더운 시간인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는 배달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폭우나 폭설의 경우 라이더들이 배달을 제한할 수 있지만 폭염에는 그냥 배달해야 한다”고 어려운 근무여건을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맥도날드가 폭우나 폭설에는 라이더들을 배려하고 있다. 비난하려고 나온 것은 아니다”며 “그런 차원에서 라이더들의 고충을 조금 더 알아주고 개선해달라는 의미에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다.

실제로 기자가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관악구 신림동에서 배달하는 라이더들을 지켜 본 결과 한 여름에 두꺼운 청바지와 긴팔 등을 입고 배달에 나서고 있었다. 또 얼굴 전체를 덮는 헬멧으로 인해 얼굴은 배달도 나서기 전에 땀범벅이었다. 한 눈에 봐도 너무 더워 보였다.

기자가 맥도날드에서는 어떤 조치가 없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라이더는 땀흘려 일하는 가치 있는 일...“라이더들 스스로가 존중해야”

박씨는 배달하고 있는 라이더들과 고객에게 전할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많은 라이더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을 하찮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며 “공부해서 하는 일도 소중하지만 땀을 흘리며 하는 일은 정직하고 더욱 소중한 일이다. 당당해질 필요는 물론 자기가 흘리는 땀의 가치에 대해서 스스로가 존중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손님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사안이 있다. 배달이 늦으면 보통 배달원에게 불만을 표시를 하고 심지어 욕설도 하는 고객들도 있다”며 “사실 배달지연에 대해서는 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라이더들에게 욕설까지 하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항의는 본사로 해줬으면 한다”고 바랬다.

한편 맥도날드는 라이더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폭염수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라이더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근거리로 배달 구역을 설정하고 있다”며 “특히 비나 눈이 많이 올 때는 라이더들의 안전을 고려해 배달 구역을 축소하거나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 수당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또 복장규정은 안전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yb@asiatime.co.kr


관련기사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