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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오 칼럼] 가리비
[조재오 칼럼] 가리비
  • 조재오 경희치전원 외래교수·치의학박사
  • 승인 2018.08.16 08:57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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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오 경희치전원 외래교수·치의학박사
조재오 경희치전원 외래교수·치의학박사

가리비는 가리비과(Pectinidae)에 속하는 해산 패류로서, 학명은 Pectinidae Wilkes, 1810이다. 가리비과에는 약 50속, 400여 종 이상을 포함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큰 가리비(참가리비), 국자가리비, 비단가리비, 해가리비, 일월가리비 등 12종의 가리비가 발견되고 있다.

가리비는 두 장의 패각이 부채 모양을 하고 있으며, 패각의 길이는 2.5~15cm 정도 된다. 패각의 표면은 밋밋하거나, 곡선 모양, 비늘 모양, 혹 모양을 하고 있으며 골이 부채꼴 형태로 나 있다. 가리비는 비교적 낮은 수온에서 서식하는 한해성 이매패로서, 수온 5~23℃에서 서식하며, 산란기는 3~6월이다. 수심 20~40m의 모래나 자갈이 많은 곳에 주로 서식하며, 성장하면서 수심이 얕은 난류해역에서 먼 바다의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보통 이매패류에 속하는 조개들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반면 이 가리비는 성장하면서 점차 얕은 난류해역에서 먼 바다 쪽으로 이동하는데, 껍데기를 마치 캐스터네츠를 연주하듯 서로 맞부딪히면서 물을 분사하며 이동하며, 불가사리 등의 천적을 만났을 때도 같은 방법으로 재빠르게 도망친다.

또한 가리비는 연체동물 중에서 의외로 ‘눈’이 달려있는 생물로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저온전자현미경이란 첨단 장비를 이용해 가리비 눈의 미세구조를 분석해 작동원리를 찾아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보고 되었다. 물론 무척 원시적인 형태라서 고작해야 명암을 분간하고 천적을 피할 정도이지만 반사망원경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고 한다.


가리비 조개는 중세시대의 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대성당을 순례하는 순례자들의 상징표식이기도 한데, 금빛 가리비가 대 야고보의 상징이다. 그 외에도 초기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작품 <비너스의 탄생>은 미의 여신 비너스가 가리비를 타고 육지에 도착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딸을 시집보낼 때 새 생명의 탄생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가리비 껍데기를 싸 보내는 풍습이 있다.

가리비는 1979년부터 기업적인 종묘생산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양식이 시작되어 2000년 2,371톤이 수확되어 최대량을 기록했지만 이후 생산량의 감소로 늘어나는 수요를 맞출 수 없게 되자 많은 양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리비 양식의 최적지는 동해안으로 주로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큰 가리비가 대상이었지만, 최근 들어 남해안 굴 양식장에서도 해가리비, 비단가리비가 성공적으로 양식되어 어민 소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가리비가 굴과 함께 양식할 수 있는데다 적조에도 강하기 때문이다.

가리비는 오래 전부터 식재료로 이용되었으며 필수 아미노산, 칼슘과 인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가리비는 구이나 탕으로 자주 먹으며, 신선한 것은 회로 먹어도 달콤하고 맛있으며 국물을 내면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내기 때문에 주로 칼국수 등 국물 요리로 많이 먹고, 구워서도 많이 먹고 젓갈 등으로도 먹는다.

그 외에도 건조, 냉동, 훈제 시키거나 삶은 후 가공품으로도 유통되며, 구이, 찜, 탕, 죽 등으로 조리한다. 특히 큰 가리비의 조개관자는 옛날부터 고급 요리의 재료로 이용되어 왔다. 또한 껍질을 갈아서 석회로 이용하기도 하며 진주 양식에도 종종 쓰이는 그야말로 숨은 보물이다.


jaeo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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