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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비싼' 서울생활의 주거대안 '셰어하우스'… "누구와 사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청춘들의 '비싼' 서울생활의 주거대안 '셰어하우스'… "누구와 사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 백두산 기자
  • 승인 2018.08.20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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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들 사이에 새로운 주거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셰어하우스'는 거실, 화장실, 주방 등의 장소를 공유하고 각 방에 사람들이 들어와 사는 주거 방식이다. 위 사진은 내용과 상관 없음.

[아시아타임즈=백두산 기자] “학생이나 사회초년생에게 목돈이 어디 있겠어요, 대학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이라도 받으면 되지만 보증금은 방법이 없더라고요”

서울의 한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는 이미소(26·여) 씨의 말이다.이 씨의 룸메이트인 김지영(27·여) 씨도 수입에 비해 높은 고정지출비가 자취가 아닌 다른 주거 형태를 찾게됐다고 말한다.

“서울에서 방을 얻으려면 보증금과 월세가 필요한데 보증금은 적은 곳이 500, 많은 곳은 3000까지도 필요해요, 월세는 보통 40~50정도 필요하고요.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 한다고 치면 월세, 공과금, 교통비 같은 고정 지출비가 너무 높아서 매달 돈 낼 때마다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서울에서 직장 또는 학교에 다니는 청년들에게 가장 관건은 주거비용이다. 비싼 물가는 아끼고 또 아껴서 어떻게 버텨보겠지만 하늘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월세와 전세값은 아무리해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는 '셰어하우스'가 인기다. 방 3~4개와 거실이 있는 집을 빌려 거실, 화장실, 주방 등은 함께 사용하고 각자의 방은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사용하는 주거 방식이다. 좋은 집을 3~4명의 입주자들이 각자 나눠서 내는만큼 월세 부담이 적으니 청년들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지난 2016년 JTBC에서 '벨 에포크'라는 셰어하우스에 모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청춘시대'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청년층 1인 가구는 1년 전보다 6만2000 가구, 11%나 늘어났다. 셰어하우스 플랫폼인 컴앤스테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셰어하우스는 2013년 19개(베드 124개)에서 2017년 189개(베드 3561개)로 매년 2배 이상 성장했다. 시장규모로는 약 100억원 대이다. 셰어하우스의 경쟁력은 원룸에 비해 보증금 부담이 적고 고시원 보다는 거실, 화장실, 주방을 갖춰 쾌적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셰어하우스에 거주 중인 직장인 박지영(32·여) 씨는 여유가 없는 서울 생활에서 셰어하우스만이 해답이었다고 말한다. 

“셰어하우스 입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어요. 보증금은 부족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는 싶고, 직장은 서울인 상황에서 고시원에 갈 생각이 아니면 셰어하우스뿐이었죠"

물론 여러 사람이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이니 만큼 단점도 상존한다. 박씨는 셰어하우스는 누구와 룸메이트가 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셰어하우스에 산다는 게 장·단점이 항상 존재하는 것 같아요.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거나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 월세에 비해 저렴한 비용 같은 건 장점이고요, 단점은 룸메이트가 누가 될지 모르니 저랑 성향이 안 맞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제 사적인 공간이 1인실일 경우 방이라는 공간이 생기지만 2,3인실일 경우엔 그조차 없게 되죠”

박지영 씨의 룸메이트인 김수정(30·여)씨도 적극적으로 공감했다. 

“저도 처음에 언니와 크고 작은 트러블이 많았어요. 생활패턴이 안 맞거나 청소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도 하고, 설거지거리가 나오면 항상 제가 다 하는 거 같아서 불만이 많았어요. 하지만 시간을 가지면서 대화를 해서 차근차근 풀었더니 지금은 저희 친언니보다 더 친한 거 같아요”

셰어하우스는 주인 또는 주도하는 입주자의 관리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김씨는 덧붙였다. 

"지난번 셰어하우스는 집주인이 건물 관리도 안하고 룸메이트들이 공용장소 관리도 안해서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셰어하우스 관리자가 일방적으로 월세를 올려서 화가 나 옮겼지요"

셰어하우스는 원룸 생활에 비해 거주자의 자율성이 제한되고 일종의 규율이 형성된다. 서울에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박준영(33·남) 씨의 가장 큰 고민도 이때문이다. 

“셰어하우스는 보기보다 자잘한 규칙들이 많아 룸메이트 간에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아요. 각자 1인실에서 생활하면 좀 괜찮은 편이지만 2,3인실의 경우 실제 싸우는 경우도 있어요. 물론 셰어하우스 관리자들의 인식도 중요해요. 관리자들이 내 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청결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셰어하우스 입주자들에게 모든 걸 맡겨놓으면 엉망이 되기 십상이거든요. 사실 셰어하우스를 운영 중이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아요. 서울의 삶이란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니 그 부담에 원룸을 안구하고 셰어하우스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최근 셰어하우스는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 셰어하우스가 주거비 절감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취미나 직업,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끼리 모여 사는 형태의 셰어하우스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을 위한 셰어하우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이들을 위한 셰어하우스, 예술이란 공통 분모로 모인 셰어하우스 등 단순한 주거 공간 공유에서 취미, 직업, 취향을 공유하는 공동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bds@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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