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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칼럼] 부동산 시장의 ‘삼극화’와 ‘국지적 인플레’
[재테크 칼럼] 부동산 시장의 ‘삼극화’와 ‘국지적 인플레’
  • 윤창현
  • 승인 2018.08.27 06:4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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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고성장기에는 투자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좋다. 금리도 높아서 예금이나 채권투자도 좋고 주식 투자 성과도 좋다. 부동산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전국에 걸쳐 골고루 상승하면서 투자성과가 좋아진다.

그러나 저성장기로 가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예금과 채권의 수익률이 저하되고 기업들의 성과가 부진해지면서 주식도 힘을 쓰지 못한다.

그런데 부동산의 경우 조금 다르다. 소위 ‘삼극화(三極化)’가 나타나는 것이다. 일본 경제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일본 경제에는 우리보다 훨씬 먼저 저성장기가 도래했다.

금리는 낮아지고 주가가 하락하면서 자산 수익률이 추락했다. 부동산도 버블이 터지면서 가격이 폭락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동산 시장은 삼극화되기 시작했다. A, B, C의 세 그룹으로 재편된 것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A그룹에 속한 부동산은 오르고 B그룹에 속한 부동산은 완만하게 상승하거나 가격이 유지되고 C그룹에 속한 부동산은 가격이 하락하는 삼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동경 중심 로퐁기힐스 부근 부동산은 A그룹, 도쿄에 속한 부동산은 B그룹,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의 부동산은 C그룹이라고 대략적인 분류가 가능할 것이다. 과거 고성장기와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C그룹의 경우 인구감소가 지방소멸 현상과 맞물려서 진행됐다.

예를 들어 자녀들이 동경에서 거주하면서 부모가 지방에 거주하다가 사망하는 경우 대부분 자녀들은 상속받은 자산을 처분해버리면서 돈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전됐다. 소위 ‘머니 무브’가 일어난 것이다. 이러다보니 지방은행들이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힘들어진 지방은행끼리 합병까지 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화끈한 고성장기를 경험한 한국경제는 외환위기를 거치고 나서 중성장기로 전환됐고 글로벌 위기를 거치면서 저성장기로 전환하고 있다. 문제는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10여년 간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열풍이 불면서 통화량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8년 말 약 1,200조원이었던 총통화량(M2)이 10년여가 지난 지금 2,600조원까지 증가했다. 10년에 약 두 배가 된 셈인데 통화량 증가가 물가상승으로 연결됐더라면 물가는 연 7%씩 상승했을 것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값싼 물건들이 수입되는 상황에서 물가는 매우 안정됐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풀린 돈이 일부 분야에서만 돌면서 가격을 상승시키는 ‘국지적 인플레’가 나타나고 있다. 바로 부동산 분야에서 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저성장기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삼극화되는 상황에서 돈이 부동산 시장에서만 도는 국지적 인플레가 합쳐지고 있다.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 A그룹에 속한 부동산이 주로 상승하면서 B그룹이 이를 추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C그룹이다.

정부는 이러한 ‘삼극화’와 ‘국지적 인플레’를 세심히 고려하지 않고 다주택자에게 “집 좀 파시라”는 식의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자 다주택자들은 C 그룹에 속한 부동산은 팔고 B그룹 부동산은 그냥 유지하면서 A그룹 부동산을 오히려 사들이기 시작했다.

결국 A그룹은 폭등하고 B그룹은 뒤늦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C그룹은 당분간 힘들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삼극화 현상과 국지적 인플레에 주목을 하면서 전략을 잘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글/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lbr00@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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