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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미 칼럼] 섬 이스터
[유연미 칼럼] 섬 이스터
  • 유연미 논설위원
  • 승인 2018.08.28 09:16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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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미 논설위원
유연미 논설위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 더위가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현상이 아니잖아. 전 세계가 다 이러니, 정말 위기일 때 우리는 어디로 피신해?”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친구의 한숨 섞인 목소리, 퍼뜩 섬 이스터를 생각나게 했다. 이스터 섬? 그렇다. 이스터 섬이다. 왜, 하필? 이유는 이 섬의 과거 시간과, 현재 흘러가는 지구의 방향이 유사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교수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언급한 내용이 생각나서다. 그의 저서 『문명의 붕괴』에서다. 내용은 이렇다.

‘세계화, 국제무역, 항공기, 인터넷 덕분에 오늘날 모든 국가가 자원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섬에서 살았던 11개 부족이 그랬던 것처럼! 지구가 오늘날 우주에서 고립된 것처럼 폴리네시아시의 이스터 섬은 태평양에서 고립되어 있었다. 이스터 섬 사람들은 곤경에 빠졌지만 피신할 곳이 없었다. 구원을 요청할 곳도 없었다. 오늘날 우리 지구인이 곤경에 빠진다면 어디에, 누구에게 의지할 것인가?’

물론 다이아몬드교수는 17세기의 이스터 섬과 현재의 상황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지적한 내용이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도 이 섬의 붕괴를 미래에 있을 ‘우리의 최악의 시나리오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에 다이아몬드 교수의 언급을 단지 한 지식인의 생각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그림자의 뒤안길이 너무도 어둡다.


이스터 섬, 세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유인도다. 동쪽에는 칠레 해안, 서쪽에는 폴리네시아의 핏케언 섬이 있는 그곳, 위치는 당연 태평양이다. 이 섬이 파멸하게 된 주요원인은 ‘삼림파괴’다. 이 객관적인 한 구절이 그 이유를 잘 대변하고 있다. ‘한 종의 나무도 살아남지 못했고 인구의 90퍼센트가 사라지는 비극을 맞았다.’ 이곳의 삼림파괴는 사람이 정착된 ‘900년’이 출발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1722년’에 완전히 소멸된 것으로 추정한다. 한 사회가 붕괴하는 데에는 불과 800여년의 세월이 소요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연환경의 훼손으로 파멸을 맞이한 비극의 섬 이스터, 그리고 같은 이유로 현재 중병을 앓고 있는 우리의 지구, 이 두 관계에서 시계가 가리키고 있는 공통방향의 핵심은 바로 자연파괴라는 ‘악순환의 고리’다. 그렇다. 불멸의 그 고리, 이는 미물에 불과한 인간이 대자연을 두고 조삼모사(朝三暮四)하는 결과의 산물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매 한 가지. 미래도 그럴 것이다. 이유는 이 비극을 제공하는 당사자가 바로 ‘근시안적’인 우리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학자들이 예견한 지구의 미래, 매우 충격적이다. 이왕에 받은 충격, 다이아몬드교수의 한 구절을 마저 떠올려 보자.

‘돌연장과 완력만을 지닌 수천 명의 섬사람들이 주변 환경을 파괴하고 사회까지 붕괴시켰는데, 금속연장과 강력한 기계로 무장한 수십 억의 인구라면 훨씬 큰 재앙을 낳지 않겠는가?’


yean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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