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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빨간불' 얼어버린 기준금리…불씨 꺼지나
경제지표 '빨간불' 얼어버린 기준금리…불씨 꺼지나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8.08.31 15:23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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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신흥국의 경제위기 전이 우려
고용지표, 소비심리 악화 등 국내지표도 '경고등' 켜져
한은 "견실한 성장세 이어가…잠재 수준 성장률 기록"
두달 연속 소수의견 나와…금리인상 불씨는 살려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에 준 시그널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 신흥국의 경제위기 전이, 최악으로 치닫는 국내 경제지표 등 불확실성이 급속도로 커진 탓이다. 그러나 한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소수의견으로 기준금리 인상의 불씨를 살렸다.

31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31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31일 한은은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5%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작년 11월 1.25%에서 1.50%로 6년 5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하며 최저금리에서 벗어난 뒤 여섯 번 연속 동결됐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 신흥국발 금융위기 불안감 확대, 고용지표, 소비심리 악화 등 불안한 국내 경제지표 흐름 등에 의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초 보건복지 강화 현실화, 4월 신흥국 금융불안이 터져 나왔고 6월 미중 무역분쟁도 한층 심화했다"며 "작년 11월 금리를 올린 후 대내외여건 불확실성이 급속도로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국내경제를 보면 고용불안이 점차 심화되면서 장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월 취업자 증가폭은 5,000명에 그쳤다. 자영업자 경영난이 심화하며 경제주체 심리가 상당히 위축됐다.

이주열 총재는 "7월 취업자 증가 폭이 5000명에 그치면서 고용상황이 상당히 부진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며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당초 예상을 밑돌고 있어 7월에 본 18만명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출과 성장을 견인해온 반도체도 경기가 고점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경제의 회복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과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낮췄고, 한국금융연구원도 3.1%에서 2.9%로 내렸다. 해외 IB(투자은행) 중에서도 바클레이스와 씨티는 각각 2.9%에서 2.8%로, 골드만삭스는 2.7%로 내렸다.

소비자심리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달 소비자심리가 1년 5개월 만에 장기평균(100)을 하회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CCSI가 100을 넘지 못한 것은 지난해 3월(96.3) 이후 17개월 만이다.

여기에 정부의 복지정책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대 중반 머무르고 있다. 전기료 외에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있었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도 있었다.

대외경제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대외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신흥시장국에서 자본유출 등 불안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이미 부과된 500억달러 규모 상관 관세에 이어 2000억달러 규모 추가 부과도 공언했다. 중국은 미국의 공격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터키발 금융불안이 유럽과 신흥국 등으로 위험이 번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대터키 제재 부과 이후 치솟는 물가상승률, 외화부채 등 터키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터키 리라화가 폭락했다. 이어 터키 외환시장에서 연휴 이후 8월 27일 거래 재개된 리라화의 달러화대비 가치는 전일대비 다시 한 번 하락하며 외환위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른 신흥국들도 통화가치가 폭락하면서 경기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500억달러(약 55조7500억원) 구제금융 조기집행에 합의했지만, 달러 강세와 미 연준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막대한 달러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접국인 브라질도 여기에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헤알화가 요동쳤다.

이처럼 시장에서의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지만한은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우리 경제가 버틸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우리 경제가 설비 및 건설 투자의 조정이 지속됐으나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또 7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하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시장도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장기시장금리는 일부 신흥시장국 금융불안, 고용 부진 등으로 하락했지만, 주가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하락한 이후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세계적인 달러화 가치 변동에 따라 등락했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소수의견으로 금리인상의 불씨를 살렸다. 이번 금통위에서 이일형 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번 연속 소수의견이 나왔다.

한은 금통위에선 지난해 10월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뒤 그해 11월 금통위에서 실제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린 바 있다.

자본유출 가능성을 막기 위한 시그널을 시장에 계속 준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다음달 금리를 올리면 양국 정책금리차는 0.75%포인트로 확대된다. 연준이 연말 추가로 인상하게 되면 금리차는 1.0%포인트로 벌어지며, 과거 최대 수준과 같아진다.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유지했다. 한은은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지난 7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하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앞으로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 성장세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정부 정책방향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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