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1-16 04:30 (금)
[정균화 칼럼] 최고의 경지(Talpiot)
[정균화 칼럼] 최고의 경지(Talpiot)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8.09.04 08:48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이스라엘은 독립 선언을 한 지 20년이 채 지나지 않은 1967년, 6일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지만, 고작 6년 후인 1973년에 이집트와 시리아의 급습에 수많은 국방 시설이 파괴되고 소중한 젊은 목숨을 희생해야 했다. 실패의 뒤에 이스라엘은 실패에서 혁신을 이끌어내기에 이른다.

이스라엘은 자국을 실패로 이끈 욤 키푸르 전쟁의 뼈아픈 실패의 경험에서 더 이상 하드파워가 아닌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고 혁신으로 한발 더 나아갔다. 이것이 바로 이스라엘 최정예부대, 최고중의 최고 ‘탈피오트(Talpiot)의 시작이다. 이 정도면 됐어’가 아니라 ‘끝까지 파고들어 최고의 경지에 오른다.’는 의미의 히브리어 탈피오트는 탑의 꼭대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21세기 경영에서 탈피오트는 세계 1위만이 살아남는 블루오션 시장에서 어느 기업, 어느 조직에서나 하나쯤 갖춰야 할 프로그램이다.

이들의 목표는 상상을 머릿속에 가두지 않고 꺼내서 기필코 혁신으로 바꾸어버리는 도전에 있다. 아무리 좋은 상상이라도 머릿속에 갇혀있는 한 아직은 0이다. 끄집어내 혁신으로 만들었을 때 1이 된다. 작은 땅, 적은 인구수. 이스라엘을 혁신의 나라로 만든 특급비밀 [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著者 제이슨 게위츠]에서 가르쳐준다. 이스라엘은 인구수나, 면적이 아주 작은 나라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노벨상 수상자를 무려 12명이나 배출했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해외 기업 중 이스라엘 기업은 80개가 넘어 중국 다음으로 많다.

이스라엘이 혁신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의 중심에는 젊은 전문 인력을 키워내는 인재 양성소 ‘탈피오트가’ 있다. 세상에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창업함에 있어서 실패의 위험을 극복하게 해준 최초의 벤처 펀드, ‘요즈마’는 히브리어로 혁신을 뜻하며 사실상 잠자는 이스라엘 젊은이들을 흔들어 깨웠다. 이때 요즈마 펀드에 열광한 그룹이 대부분 탈피오트 출신이었다. 탈피오트에 입대한 뛰어난 젊은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교육을 받는다. 탈피오트 생도시절 이들은 주변국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안전하게 방어하기 위한 ‘아이언 돔’을 만들어 낸다.


아이언 돔은 주변국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을 수초 안에 정확히 파괴하여 거대한 가상의 안전 공간을 만들었다. 이는 무력에 무력으로 대응하는 과거의 하드 파워가 아닌 소프트 파워의 힘이다. 이런 소프트 파워는 이스라엘 곳곳에 스며있다. 전 세계가 올림픽 중계에 열광할 때 이스라엘은 장애인 올림픽에 열광한다. 앵커는 참가 선수들의 오른쪽 각막, 왼쪽 무릎 연골, 주행 보조기를 일일이 열거하며 이스라엘 어느 대학의 어느 연구원이 개발했는지 하나하나 설명을 곁들인다. 아이들은 경기에 몰입하는 동안 그 인공 장기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주의 깊게 살핀다.

1년에 유럽이 만들어 내는 창업의 수와 이스라엘이 만들어 내는 수가 같다. 이 모든 중심에 탈피오트가 있다. 21세기 환경은 빛의 속도로 변한다. 개선을 요하는 수준이라면 ‘더 better’가 합당한 슬로건이겠지만 혁신을 요하는 수준이라면 ‘최고best’여야 할 것이다. 최고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오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직감, 유머 감각, 심지어 뒤집힌 상식에 숨어 있다. 그렇다. 우리는 작금에 와서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혁신과 멀리 떨어져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라도 ‘최고 중의 최고’가 가능한 탈피오트 프로그램처럼 우리도 혁신(革新)한다면 청년들이 도전하며 실패하고 혁신하는 창업의 길, 취업의 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국방비에 정부 예산의 10%를 쏟아 붓고 있으나 국방의 결과로 개발된 기술이 새로운 상품으로 둔갑하여 국가 전체 GDP의 7%로 보답하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가 국방비를 비용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오직 이스라엘은 그것을 투자로 여기고 있다. 인터넷보안 방화벽, 내시경 캡슐 필켐, 자율주행 드론, 해수의 담수화, 원자력 안전 특허 등은 자원이 없는 이스라엘을 살린 결정적인 국방 기술의 산물이다. 이제 우리도 지금까지 이룬 하드파워의 상징 ‘근면, 자조, 협동’에서 소프트파워를 대변하는 ‘상상, 도전, 혁신’으로의 새로운 우리식의 탈피오트 프로그램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기업가는 혁신을 행한다. 혁신은 기업가 특유의 도구이다.“<피터 드러커>


tobe4285@naver.com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