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09-23 00:30 (일)
[사설] 그린벨트 풀어 ‘제2의 강남’ 만든다고 서울 집값 꺾일까?
[사설] 그린벨트 풀어 ‘제2의 강남’ 만든다고 서울 집값 꺾일까?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9.06 08:40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지역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작업 논의가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폭등하는 서울집값을 잡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서울시에 그린벨트 해제를 요청한 이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지난 1년간 세금과 거래제한으로 수요를 막고 재건축규제를 강화하는 등 쓸 수 있는 규제대책을 다 내놓은 상황에서도 집값이 안 잡히자 공급확대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낸 셈이다. 하지만 매 정부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그린벨트는 꾸준히 풀어왔고, 일대 땅값과 집값이 크게 오른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오는 20일 쯤 발표예정인 수도권 지역 공공택지 개발계획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부동산업계는 이번 계획에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 안까지 포함된다면 효과가 큰 강남권이 포함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초구 양재동 우면산 일대와 내곡지구 인근, 강남구 세곡동, 송파구 방이동, 강동구 둔촌동 등이 후보지로 꼽힌다. 서초구 내곡동은 잔여 그린벨트를 추가로 풀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송파구 방이동은 지하철 5ㆍ9호선 등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언급되고 있다. 강동구 둔촌동과 상일동 또한 후보지 중 하나다. 이밖에 경기 고양 삼송지구 인접 지역, 강서구 김포공항 주변지역 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국토부는 그린벨트 외에도 도심업무지구와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서울시내 유휴철도부지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이 같은 움직임은 폭등하는 서울집값을 잡으려면 수도권 외곽에 짓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참여정부시절 집값 상승기 서울외곽이나 경기도 대부분 지역이 크게 올랐다면, 최근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수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집값 상승세는 서울과 수도권 경부선 라인 일부에 국한되고 있으며 다른 지역은 여전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며 침체된 상황이다. 결국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주택공급은 수요가 몰리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른 서울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를 더욱 부추길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관건은 주거불안을 느끼고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주택’을 얼마만큼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지역 대부분이 서울 ‘강남3구’와 인접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분양가를 크게 낮출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미 크게 뛰어버린 주변시세를 감안해 분양가가 산정되기에 무주택 실수요자가 이에 도전하기는 버겁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방에서까지 올라오는 수요까지 가세한다면 투기장화 될 소지가 많다. 역대 정부마다 집값안정을 시킨다며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공급확대를 꾀했지만 번번이 투기수요만 촉발하면서 주변 땅값과 집값만 크게 올린 결과만 불러왔다는 것도 왠지 께름칙하다.

이번 그린벨트 해제논의는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사용했던 공급정책과 ‘판박이’처럼 쏙 빼닮았다. 당시 국무총리를 지낸 이 대표가 여당에 합류한 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참여정부 시즌2’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그린벨트는 1971년 첫 지정된 후 30여 년간 보존되다가 2000년대 이후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김대중 정부 때 지방도시 중심으로 이뤄졌고 노무현 정부에서 서울지역으로 확대됐으며 이명박 정부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약 8.47㎢에 이르는 그린벨트가 해제되어 주택공급이 이뤄졌지만 집값을 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번에 그린벨트가 해제되더라도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역대정권의 실패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또한 그린벨트 해제와 지구지정, 수용, 개발 등의 과정은 10년여 가까이 걸리는 장기전이라는 점에서 당장의 공급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 그런 까닭에 정부가 이른바 ‘제2의 강남’을 만들어 터무니없이 폭등한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계획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왠지 불안하게만 느껴진다.


asiatime@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