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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시 '그린벨트 기싸움'…"풀어라" vs "미래세대 위해 못해"
정부-서울시 '그린벨트 기싸움'…"풀어라" vs "미래세대 위해 못해"
  • 최형호 기자
  • 승인 2018.09.09 01:00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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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엇박자…정부 직권 해제 권한 사용하나
박원순 시정 철학에도 안 맞아 "대신 유휴지라도"
전문가 "그린벨트 해제해도 집값 못잡을 가능성 커"
정부가 서울 지역 주택공급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서울 강남·서초 등 지역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될지 관심사다. 다만 박원순 시장이 주택공급확대를 위해 유휴지 개발을 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그린벨트 해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지역 주택공급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서울 강남·서초 등 지역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될지 관심사다. 다만 박원순 시장이 주택공급확대를 위해 유휴지 개발을 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그린벨트 해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최형호 기자] 정부와 여당이 서울 지역 주택공급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서울 강남·서초 등 지역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될지 뜨거운 관심사다. 다만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주택공급확대를 위해 유휴지 개발을 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그린벨트 해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서울지역 그린벨트 해제 여부의 열쇠는 정부가 쥐고 있다. 정부는 서울시가 계속해서 거부하고 나서면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서울시를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지자체와의 협의가 우선이라는 원론적인 입장과 또 다시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지역 그린벨트 해제는 박 시장의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놔야 한다"는 시정철학과 전면 대치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그린벨트 지역은 경영향평가 등 지자체 심의 과정을 거치면서 당초 목표보다 지을 수 있는 가구 수가 상당수 줄어 실효성이 낮다는 견해도 있다.

그린벨트를 풀 경우 토지보상을 거쳐 토지를 수용하고 주택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에서다. 업계는 택지개발부터 입주까지 7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정부가 여러가지 난관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서울시와 협의해야 하는데, 그린벨트 지역 해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부가 서울 수요를 분산시켜 주거안정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2008년부터 송파구 거여동과 장지동 일원 그린벨트를 해제해 4만6000가구를 공급한 위례신도시는 주거 안정화 대책을 꾀했다가, 되려 투기지역 장으로 변질되며 역풍을 맞은 곳이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수요를 분산시켜 주거안정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2008년부터 송파구 거여동과 장지동 일원 그린벨트를 해제해 4만6000가구를 공급한 위례신도시는 주거 안정화 대책을 꾀했다가, 되려 투기지역 장으로 변질되며 역풍을 맞은 곳이다. (사진=연합뉴스).

◇ 강북개발 된서리 박원순 "그린벨트 해제는 상당한 부담"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공공택지 목표량을 기존 30곳에서 14곳이 늘어난 44곳 이상으로 확대한다. 추가된 14곳의 택지에서 나올 주택물량은 약 24만가구다. 

서울 행정구역 내 그린벨트는 149.61㎢ 규모다. 서초 23.88㎢, 강서 18.92㎢, 노원 15.9㎢, 은평 15.21㎢ 순으로 넓다.
정부가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목표로 한만큼 규모가 넓은 지역부터 해제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따라서 서초, 강서, 노원 순으로 신도시급 아파트 공급이 주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서울지역 아파트 공급은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과, 일시적인 현상일 뿐 그린벨트 해제지역이 또 다른 '투기의 장'이 될 것이란 의견이 팽배한 상황이다.

여기에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에서 비롯된 '강북개발론'이 서울 집값 폭등으로 이어진 흐름에도, 정부의 그린벨트 지역 아파트 공급 방침은 서울시 입장에서 크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시는 6일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에 서울시도 공감하고 있지만 그린벨트 지역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고민해야 할 영역"이라면서도 "정부와 정책협의 태스크포스(TF)에서 부지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그린벨트 해제보다는 유휴지 개발 방향으로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입장에서도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방침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정부의 방안을 수용하면 미래세대를 위한 자산을 당겨쓴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박 시장의 강북개발론 이후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시정철학마저 깨진다면 서울시에는 적잖이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정부 방안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뉘앙스를 취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많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그린벨트 지역. (연합뉴스).
사진은 수도권의 한 그린벨트 지역. (연합뉴스).

◇ "또 다른 투기의 장 부추기는 결과만 초래"

정부와 서울시가 대책이 발표되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전문가들도 이번 그린벨트 지역 해제 및 아파트 공급 대책에 회의적인 시각이 주를 이룬다. 물론 집값 안정화에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는 전문가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비춰 봐도 아파트 공급은 일시적인 부동산 안정을 취할 뿐, 또다시 투기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전망이 대다수다.

실제 2008년부터 송파구 거여동과 장지동 일원 그린벨트를 해제해 4만6000가구를 공급한 위례신도시는 주거 안정화 대책을 꾀했다가, 되려 투기지역 장으로 변질되며 역풍을 맞은 곳이다.  

현재 위례신도시는 원래 집값의 두 배 가까이 오르며 새로운 투기의 장으로 떠오른 지역이 됐다.

일례로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는 2016년 3월 전용면적 95㎡가 7억1500만원에 실거래 됐지만 올해는 3월 11억900만원에 거래되며 4억원 가량 상승했다. '위례그린파크 푸르지오'도 전용 101㎡가 2016년 2월 6억원 대에 거래됐다가 올해 8월 11억원 까지 오른 상태다.

비단 위례신도시 뿐만 아니라  집값 안정을 위해 공급했던 판교·광교신도시도 위례신도시와 같은 일이 벌어진 지역이다.

최근에는 지난해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한 판교 인근 고등지구는 물론 성남시 금토동 등도 1년 새 땅값이 2배 이상 급등했다.

결과적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한 지역은 당장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러한 사례처럼 시간이 흘러 집값이 오르는 반복현상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게 그린벨트 지역이 해제되면 수백억원 가까이 토지보상금이 풀리게 되고 이 돈은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다"며 "결국 토지 보상금이 안정된 시장에 기름을 붓는 기능을 하게 돼 그린벨트 지역 집값이 들썩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 발표되면 그 지역 집값이 들썩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며 "지난 정부때 답습했듯 공급을 늘린다고 해서 집값을 잡는 수단은 결코 될 수 없다. 오히려 또 다른 투기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업계와 분양업계는 이번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분양사업 차원에서 그린벨트 지역 해제는 사업성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 규제로 분양이 주춤한 요즘이라면 건설사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그간 지어진 신도시를 예로 들며 그린벨트 지역이 해제될 경우 민간분양보다는 주택임대사업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린벨트는 지역 선별이 우선시되는 공급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자연 부지 개발은 보존하고, 활용가치가 떨어진 지역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곳에 민간주택 뿐만 아니라 영구임대주택을 동시에 공급해 서민주거 안정성을 높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rhym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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