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09-19 01:00 (수)
[사설] 비핵화 시간표 꺼낸 김정은…기대감 높아진 평양 정상회담
[사설] 비핵화 시간표 꺼낸 김정은…기대감 높아진 평양 정상회담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9.09 09:10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미협상 교착상태로 한동안 멈추었던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특사단과의 만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라는 대략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종전선언은 주한미군 철수와 상관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이들의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비핵화 및 종전선언의 ‘진정성’을 적극 알리는데 방점이 찍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친서외교’가 문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대목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이는 비핵화에 관한 미국정부의 목표시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까지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김 위원장이 미국 측이 제시한 시간표에 적극적으로 호응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11월 중간 선거부터 북핵문제 진전을 외교성과로 내세워 2020년 재선까지 노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더할 나위 없는 달콤한 유혹일 수 있다. 각종 의혹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당장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는 데도 이 보다 더 좋은 카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재의 북한 핵능력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만료일인 2021년 1월까지 2년4개월 동안 모든 핵시설과 핵탄두, 핵물질 등을 폐기하고 은닉 중인 시설이 없는지 완벽하게 검증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의 영변 핵 단지에만 390개 이상의 건물이 존재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은 많게는 50개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는 현실에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핵무기와 핵물질에 초점을 맞춘다면 원상복구가 어려울 정도의 선에서 ‘정치적인 비핵화’를 선언하는 데는 2년4개월 내에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를 연계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철수요구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치적 선언인 만큼) 한미동맹이 약화한다거나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것은 종전선언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다. 다시 말해 종전선언을 이루더라도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얘기고,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시에도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발언이다. 이는 미국 내 보수성향 인사들과 언론의 종전선언 반대논리를 정면 돌파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나 북미협상의 돌파구가 열리더라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면서도 미국 측이 그동안 종전선언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실질적 비핵화 초기조치로 간주되는 핵 리스트 신고 등 구체적 행동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 실험장 갱도폭파 및 서해 발사장 해체 등을 ‘선제적 조치’로 거론하며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어야 그다음 비핵화 행동단계로 옮겨갈 수 있다는 ‘단계적이며 동시적인’ 행동원칙도 분명히 했다. 이 또한 미국과의 간극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앞으로의 상황은 청와대를 가운데 두고 워싱턴과 평양이 주고받은 메시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특사단 방북에 의해 9월18일~20일에 개최하기로 확정한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특사단 방북에 앞서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의 역할을 요구한 만큼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절충점 조율 등 어떠한 ‘모멘텀’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스티븐 비건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15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번 방한기간 남북정상회담에서 내놓을 북미 협상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조율할지도 주목된다. 어쨌든 이번 9월은 한반도의 비핵화의 미래를 가늠 할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asiatime@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