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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의 빗나간 '부동산 대책'…규제보단 지혜가 필요할 때
[기자수첩] 정부의 빗나간 '부동산 대책'…규제보단 지혜가 필요할 때
  • 최형호 기자
  • 승인 2018.09.11 00:00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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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호 산업2부 기자.
최형호 산업2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최형호 기자]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들이 점점 수포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오히려 정부가 국내 부동산 시장을 지나치게 규제하면서 또 다른 투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해묵은 숙제를 풀려던 정부가 헛다리 대책으로 인한 연이은 실패로 오히려 된서리를 맞는 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추석 이후 또 다른 대책을 준비 중이다. 사실 이 얘기를 듣고 맥이 풀렸다. 국내 부동산은 정부가 지나치게 규제하면 할수록 ‘규제의 역설’이라는 프레임으로 집값이 폭등하곤 했다. 규제의 최소화를 통해 시장 안정화를 꾀해야 할 때임에도, 결국 정부는 또 다시 국내 부동산 시장에 회초리를 들었다.

부동산 업계 반발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정부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그만큼 호되게 당했으면 됐지, 왜 자꾸 규제를 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더 이상 투기꾼들은 정부의 규제에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내성이 생겼기에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규제를 가하더라도, 결국 관망하다 규제의 허점을 발견하고 또 다시 부동산 시장을 쥐락펴락 할 것이라 분석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6·19 대책을 시작으로 8·2, 9·5 대책, 주거복지로드맵, 양도세 강화, 재건축 안전진단강화로 지난해부터 두세달에 한 번꼴로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엔 박원순 시장과의 엇박자로 인한 8·27 대책도 모자라 추석 이후 또 다른 규제카드를 꺼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정부의 지난 대책 결과를 돌이켜 보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부동산 전문가들 조차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의 규제위주 정책이 시장을 왜곡시켜 집값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한다.

일례로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권 대출을 옥죄는 정책은 재건축 단지를 더욱 귀하게 만들었고, 희소성까지 생기다보니, 매물만 귀해져 가격은 다시 오르는 부작용을 낳았다. 수요자들이 강남이나, 도심 쪽 아파트를 보유하려는 심리를 정부가 간파하지 못한 탓이다.

이번 대책도 과거 대책과 다르지 않다.  정부는 이번 8·27 대책에서 투기지구 지정 확대와 수도권 아파트 24만호를 늘린다는 포괄적인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서울 집값을 내리려면 그만큼 공급이 활발해야 하는데, 정부가 공급 타이밍을 잘 못 예측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엇박자를 내고 있고 그린벨트 지역 해제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서울시와 불협화음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강북 매매가 폭등은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고 거래량은 줄어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8·27 규제카드가 오히려 그 지역 집값 폭등을 부추긴 것밖에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투기꾼들은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잡히겠냐"고 비웃듯 반문한다. 정부 단속을 잠깐 피하는 소나기나 보여주기식 행정쯤으로 여기며 잠깐 정부의 눈치나 볼 뿐, 전혀 무서워하거나 동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면 잠시 시장 심리가 위축됐다가 이내 되살아나곤 했던 학습 효과 때문이다. 내성이 생긴 것이다.

오히려 집중 단속이라는 정부의 회초리는 더 이상 서울 부동산 시장을 막는데, 한계가 온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부동산 시장은 태생 자체가 사치성 풍토를 기반으로 형성됐다. 경기가 좋을 때는 물론이고, 불경기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고가의 부동산은 서울은 물론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 몰리게 된다. 좀 더 세밀하게 나가면 강남은 부의 상징이 된지 오래고, 박 시장의 강북 개발론 이후 서울 전역으로 부의 범위가 확산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부의 잣대가 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지휘의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인식 때문에 수요자들은 부촌에 한 번 발을 디디면 웬만해선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

머무르려는 기존주민과,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새롭게 진입하려는 수요자들로 인해 항상 수요 초과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럴수록 서울은 각종 규제에도 강할 수밖에 없고 가격은 강세를 띠게 마련이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로 이런 한국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아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재까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성공한 정권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현 정부처럼 집값을 규제하려다 된서리만 맞았고 애꿎은 서민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게 했다.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생각보다, 더 이상 투자지역으로 극성을 부리지 않도록 최소한의 규제로 대응해야 할 때란 생각이다.

서울, 특히 강남의 투자 바람은 말 그대로 ‘강풍’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간 강풍에 대응하기 위해 더 센 바람으로 맞불을 놨다가 보기 좋게 실패했다. 이제는 '규제 완화'라는 햇빛으로 강풍을 따뜻하게 잠재울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rhym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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