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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무용론’에도 귀를 열어야 한다
[사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무용론’에도 귀를 열어야 한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9.11 08:37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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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와 여권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고수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더욱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고용이 좋아지며 경제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청와대의 아전인수식 ‘자화자찬’에 대해 경제계와 학계의 반박이 빗발치고 있다. 현재의 지표만으로도 충분히 정책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시간을 두고 정책의 실효성을 따져보자는 주장에 아연실색하고 있다. 경제는 현실인데도 이를 정권의 정당성을 특정 철학으로 이해하려는 집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정치권도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정책폐기’를 주장하며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을 벼루고 있다.

이러한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는 데도 문 대통령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되레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근로자 증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증가 등을 들며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성장률 역시 지난 정부보다 나아졌고 전반적 가계소득도 높아졌으며 사상 최고를 기록한 상반기 수출에서 보듯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현실의 모든 지표는 이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현 정부가 최대가치로 여기는 분배지표마저 최악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정부가 지표왜곡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경제계와 학계는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며 ‘소득주도성장이란 간판 자체를 내리는 것이 이 정부가 사는 길’이라고 직격탄을 날린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노동, 자본, 생산성 등 세 가지를 조화롭게 향상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를 도외시하고 소득만 올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실질임금 증가를 이끄는 생산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2년 동안 30% 가까이 올린 최저임금은 자영업자, 일용직 노동자 등 서민끼리 치고받는 빌미만 제공했다. 민간주도가 될 수 있도록 보조를 맞춰야 할 일자리정책 역시 재정만능주의로 일관하며 공무원만 늘리는 나쁜 인상만 심어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핵심 산업을 선정하고 생산성과 경쟁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정부의 땜질식 일시적 소득증가 처방은 일시적 소비를 부를 뿐이며 항구적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존 핵심 산업은 경쟁력 유지에 주안점을 두되 새로운 투자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신산업을 육성하라고 권고한다. 다시 말하면 각종 산업, 노동규제를 완화해 생산과 고용의 주체인 기업이 마음껏 뛰어 놀 여건을 만들어주면 자연스럽게 고용이 늘고 노동자의 소득 또한 증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로 최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소득과 분배의 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가운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현 정부 경제 ‘투 톱’ 중 하나인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6일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소득주도성장의 길은 시장 친화적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정책의 효과가 단번에 나타나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계층과 업종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발전’은 혁신성장의 몫이고, 소득주도성장은 ‘사회 체질개선’을 위한 정책에 가깝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이 말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포기할 수 없으며 효과가 검증될 때까지 국민들에게 참고 기다려 달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정부와 여권이 이처럼 소득주도성장 사수에 나선 것은 지지층을 의식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득주도성장이 틀렸다고 하면 야권으로부터 엄청난 비판에 시달리고 지지층으로부터 정체성이 뭐냐며 외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계전문가들은 소득주도성장이 경제학적으로 보면 단기적으로 가능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한 이론이며 어디서 그런 확신이 나왔는지 솔직히 이해할 수 없다고 일침을 놓는다. 경제계에서도 반(反)기업 정서를 유발하고 현실경제를 외면한 채 이상적인 구호만 외치는 청와대가 한국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이러한 문제제기에는 귀를 닫고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에 대해 장밋빛 확신만 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태도를 보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우화가 생각나는 건 웬 일일까?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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