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2-15 05:00 (토)
[사설] 경기마저 하락하는데 정부는 소득주도성장만 고집할 것인가?
[사설] 경기마저 하락하는데 정부는 소득주도성장만 고집할 것인가?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9.12 09:28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가 11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을 통해 조금은 의미심장한 진단을 하고 나섰다. 우리경제가 투자부진, 고용위축, 내수둔화 등 ‘삼중고’를 겪고 있지만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급속한 경기하락 위험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KDI가 매달 발표하는 경제동향 보고서에 ‘경기하락’이라는 문구를 추가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는 경기순환 사이클 상 우리경제가 하락 직전인 정점에 임박했거나 정점을 지났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진단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 갈등, 세계 보호무역주의 등 여파로 우리경제의 ‘마지막 보루’인 수출길이 막히면 경기급락은 한 순간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KDI는 이러한 진단을 내게 된 가장 큰 이유로 투자관련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비관련 지표가 다소 회복됐지만 내수개선을 견인하기엔 미약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면서 내수증가세 약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소매판매 역시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일부 회복됐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이며, 지속적인 소비자심리 하락 등 향후 소비증가세를 이끌어갈 요인이 별로 없어 내수침체의 위험이 상존하는 것으로 봤다. 이를 반증하듯 8월 소비자심리지수도 한 달 전 101.0p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한 99.2포인트를 기록, 기준치 아래로 떨어지며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이와 함께 향후 경기가 급락할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최근 재난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고용부진을 꼽았다.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고작 5,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10년 1월(-1만 명) 이후 8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도 올해 들어 7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이런 고용쇼크에 대해 생산인구 감소와 제조업 경기침체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KDI는 최근 고용 악화에 대해 인구 구조 변화와 경기 변수 외에 정책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KDI가 보고서에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올해와 내년 두 자릿수로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영향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KDI는 경기는 하락국면이지만 빠르게 하락할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한 근거로 수출이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들었다. 경기가 빨리 하락할 위험이 적다는 진단은 완만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8월 중 수출은 8.7% 증가하며 전월의 6.2%보다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도 10일까지 수출액은 14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했다.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수출액도 3,998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미중 무역 갈등과 이란의 원유수출제한과 미국의 원유재고 등으로 인한 유가 추가상승 등 하방위험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의 이러한 시각과는 달리 수출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최근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 종식논란이 일고 있고 전 산업생산도 반도체, 전문·과학기술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지표에서 계절 등 비경기적 요인을 제거한 뒤 현재의 경기 국면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99.4보다 더 떨어진 99.1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3~6개월 후의 경기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2016년 8월 99.8이래 처음으로 기준치 100.0 아래인 99.8%로 집계됐다. 이 같이 경기지표가 전월보다 내려가고 있다는 것은 경기 하강의 방증으로 분석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좀 체로 효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에만 몰입하며 소모적 논쟁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기는 하강을 체감하는 순간 대책을 만들면 이미 늦은 것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정부는 하루빨리 경기하강의 속도를 늦출 대안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asiatime@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