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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남부발전'…앞에선 '상생' 뒤로는 '갑질' 논란
두 얼굴의 '남부발전'…앞에선 '상생' 뒤로는 '갑질' 논란
  • 최형호 기자
  • 승인 2018.09.12 15:31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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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텍 등 100여개 하도급 업체 공사 대금 못받아 줄도산 위기
남부발전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성장에 힘을 기울이는 회사"
'납품·운영'비리 전력, 청렴으로 둔갑한 갑질 의혹은 여전
한국남부발전은 홍보를 통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한다. 그러나 최근 부도로 상장폐지된 발전보일러 전문회사 신텍의 부도 원인이 한국남부발전의 '갑질 횡포'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사진=한국남부발전 홈페이지).
한국남부발전은 홍보를 통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한다. 그러나 최근 부도로 상장폐지된 발전보일러 전문회사 신텍의 부도 원인이 한국남부발전의 '갑질 횡포'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사진=한국남부발전 홈페이지).

[아시아타임즈=최형호 기자] 최근 부도로 상장폐지된 발전보일러 전문회사 신텍의 부도 원인이 공기업인 한국남부발전의 '갑질 횡포'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청와대 게시판에 따르면 남부발전이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신텍이 부도를 맞았고, 하청업체 100여 곳도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다는 내용의 청원들이 여러 건 등장했다.

또한 이를 근거로 남부발전의 갑질을 고발하고 내부 비리 조사와 현 상황 해결을 정부에 호소하는 청원글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간 잠잠했던 남부발전 하도급업체 갑질 및 비리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남부발전은 지난 2015년 수십억원의 납품비리가 드러나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당시 하도급 업체를 향한 직원들의 갑질 및 도덕적 헤이가 논란이 됐다. 같은해 7월 남부발전 임직원들은 출장비를 허위로 청구하는 수법으로 수년간 수십억원을 횡령해 회식비나 접대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3월 취임한 신정식 사장과 전면 대치되는 대목이다. 신정식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친환경 △혁신주도 △국민행복이라는 3대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당시 취임사에서 "경영 혁신으로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최고의 에너지 공기업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는 각오였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의혹 때문에 그의 비전에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 신텍 부도 금액 112억…남부발전 미지급액 '284억'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공기업 남부발전 갑질을 고발하는 내부 비리 조사와 현 상황 해결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내용에 따르면 발전보일러 전문회사 신텍이 지난 2015년 남부발전에 납품한 발전용 보일러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었지만 남부발전은 3년 간 공사대금 284억원을 주지 않아 신텍이 자금난에 빠져 결국 지난 6월 부도는 물론 상장폐지됐다. 신텍의 부도 금액 규모는 112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발전은 신텍 등이 납품한 보일러의 일부 성능이 기준치보다 미달했다는 이유로 잔금을 지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텍은 남부발전의 지연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신텍은 지난 2008년 12월 남부발전의 수주를 받아 현대건설, GS건설과 함께 2000MW급 '삼척 그린파워 발전소 건설공사'에 착수, 2015년 남부발전에 발전용 보일러를 납품했다.

납품된 보일러 1호기는 2016년 12월, 2호기는 2017년 6월에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남부발전은 성능미달을 이유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개시판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남부발전이 6개월 가동실험을 했다. 이 가운데 특정부문에서 약간의 오류가 반생, 남부발전은 이를 빌미로 공사대금을 안주고 오히려 손해배상소송(50억원 규모 지체상)을 제기해 내년 2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부발전의 대표적 갑질 횡포"라고 비난했다.

이어 "연 매출 1000억원을 상회하는 회사에서 280억원을 못 받고 3년을 어떻게 견디냐"며 "보일러분야 한국 1위의 기술력을 가진 신텍이 이렇게 공기업의 갑질 횡포에 무너지는 상황이 너무 처참하다"며 분개했다. 현재 신텍의 보일러가 사용된 발전소는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신텍뿐만 아니라 사업에 참여한 현대건설·GS건설도 남부발전을 상대로 추가공사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 역시 지난 2016년 말 상업운전을 시작한 삼척그린파워발전소 건설공사로 인해 비롯됐다.

공사 과정에서 남부 발전 측이 변경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공사비가 증액됐다.

현대건설·GS건설·신텍은 "설계 변경으로 인한 추가 공사비 3500억원을 지급하라"며 남부발전을 상대로 지난 2016년 5월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반면 남부발전은 중재 과정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여기에 남부발전은 현대건설·GS건설·신텍 등에 6개월 이내 성능시험 기일을 지키지 않은 계약 위반, 즉 공사가 지연됐다는 이유로 추가공사대금 청구의 맞소송 격인 1600억원 규모의 지체상금소송을 낸 상태다. 

대법원 민사3부는 추가공사대금 중재 정지 가처분소송에서 현대건설·GS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추가공사비를 주지 않으려했던 남부발전의 행태를 인정하지 않았다.

지체상금 청구소송은 지난달 31일 1심 7차 변론이 진행됐으며 감정 결과가 나온 뒤 재개될 전망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공기업 남부발전 갑질을 고발하는 내부 비리 조사와 현 상황 해결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공기업 남부발전 갑질을 고발하는 내부 비리 조사와 현 상황 해결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청렴으로 둔갑한 '납품·운영' 비리…남부발전

비단 남부발전의 갑질 논란은 이번 한 번 뿐이 아니었다. 지난 2015년 10억원대 '납품비리'는 물론 20억원 상당의 '운영비리'가 연이어 터지며 김태우 당시 남부발전 사장이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남부발전은 국민권익위 청렴도평가에서 3년 연속 '1등급'을 받아왔던 곳이다. 겉으론  '깨끗한 공기업'임을 자랑해왔지만, 실상은 비리의 천국 기업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당시 대구지검 특수부는 횡령 혐의로 김태우 사장을 비롯해 ‘운영비리’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본부, 처, 팀 단위 실무자 17명에 대해 입건유예 처분을 내렸다.

검찰조사 결과 납품업체들은 이들을 상대로 제품을 납품하기위한 로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노골적인 금품요구를 강요받기도 했고 남부발전 일부 직원들은 골프비용과 유흥비, 아파트 분양금 대납시키고 받은 돈으로 상가와 고급 외제차를 구입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또한 같은해 7월 남부발전은 총 7600차례에 걸쳐 20억원 상당의 허위 출장비를 조성한 일명 '운영비리' 사건이 터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2008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7년간 실제 가지도 않은 출장비를 청구하거나 출장 인원이나 기간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총 7600차례에 걸쳐 20억6000만원 상당의 허위 출장비를 조성해 유용한 혐의를 받았다.

빼돌린 돈은 주로 유흥주점 등 회식비나 접대비, 명절 선물비, 야식비, 생일파티비, 경조사비, 교통비, 운영비 등으로 유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찰은 이번 사안을 말단 직원부터 윗선까지 개입한 ‘조직적인 비리’로 봤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조직적으로 허위 출장비를 현금으로 관리하고, 사용내역을 장부나 문건과 같은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추적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사건 때문에 김태우 전 사장은 사장자리에 오른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스스로 물러났다.

신정식 사장은 지난 3일 취임사에서
신정식 사장은 지난 3일 취임사에서 "경영 혁신으로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최고의 에너지 공기업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는 각오였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갑질 의혹 때문에 그의 비전에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사진=연합뉴스).

◇ 남부발전 "절차대로 진행했을 뿐 갑질은 아니다"

남부 발전의 계약서 조항을 보면 선수금 10%를 지급하고 공사 등 납품 후 잔금 90%를 집하는 방식으로 돼있다. 결국 신텍의 경우처럼 미세한 하자가 발생 하거나, 공사 기간 등이 지체되면 자연스레 잔금을 받을 수 없는 구조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업계는 이런 행보를 보이는 남부발전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보일러가 정상적으로 가동돼 발전기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만큼 남부발전도 계약서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신텍과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나머지 잔금을 지급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사 과정에 변수가 많은 만큼 이런 변수에 대해 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닌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러한 해결책이 남부발전에서 강조하는 중소기업과의 상생발전에도 크게 도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텍이 공사 과정에서 성능 문제에 약간의 차질을 빚은 것은 맞지만 현재 보일러가 정상 가동되는 만큼 잔금을 지급해주는 게 맞다"며 "남부발전이 계약서 상 내용을 언급하며 잔급 미지급은 지체상금 청구 소송까지 간 것은 부도까지 난 상황에서 도의적으로 크게 잘 못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부발전은 부도가 난 신텍에 대해 도의적으로 안타깝다면서도,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남부발전은 신텍에 대해 성능 미달 항목 및 계약서상 성능테스트가 모두 통과되는 시점에 인수통보서 발급이 가능한데, 이 통보서가 발급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잔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남부발전은 공사가 지연된만큼 지체상금 소송도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공사를 완료했더라도 공사중 계약과 어긋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신텍에 물을 수 밖에 없다"며 "신텍이 (남부발전을 상대로) 법률적 검토를 통해 소송이나 중재 등을 통해 추가 공사비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청와대 개시판에 올리는 등 여론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남부발전은 신텍에서 시작된 ‘갑질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6일 갑질 근절 노사공동선언을 발표해 하청업체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모양새다. 

갑질로 인해 우량 중소기업 부도를 초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뜬금없는 갑질 관행 근절은 중소·중견 기업들의 화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남부발전은 청렴과 협력을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성장에 힘을 기울이는 회사"라면서도 "신텍의 경우는 동반성장과 성질이 다르다. 결과적으로 계약 이행 여부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rhym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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