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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보험약관…즉시연금‧암보험의 교훈
[기자수첩]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보험약관…즉시연금‧암보험의 교훈
  • 정종진 기자
  • 승인 2018.09.13 07:5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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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 경제부 기자
정종진 경제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보험은 왜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걸까. 보험권 민원과 분쟁의 상당수는 '보상' 때문이다.  보험가입자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예상보다 받는 금액이 적다면 당연히 분통 터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준은 무엇일지 떠올리게 된다. 보험약관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일 보험사 CEO들과 만나 "보험약관이 어렵고 내용 자체가 불명확해 민원·분쟁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들의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 요양병원 암보험금 지급 분쟁 등을 겨냥한 일성이다. 특히 이날 간담회 장소였던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는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이 보험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하나였다. "약관대로 지급하라!"

보험약관의 해석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자살보험금 사태부터 최근 즉시연금과 암보험까지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고, 앞으로도 약관 해석 차이로 인한 소비자와 보험사간 분쟁이 불거질 것은 자명하다.

그간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은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등 여러 노력을 통해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약관을 만들고자 했지만 여전히 어렵고 불명확한 용어가 너무 많다. 오죽하면 소비자 사이에서는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덜 주기 위해 약관을 어렵게 해놨다는 쓰디 쓴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감원은 조만간 보험 혁신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보험상품 개발과 약관 심사에서부터 보험금 지급심사, 분쟁 등 모든 과정에 걸친 문제점을 원점 재검토하고, 인공지능을 통한 약관의 오류를 잡아내는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소비자의 시각'에서 보험약관을 이해하기 쉽게 바꿔놓겠다는 것이 일련의 작업들의 핵심 포인트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아리송한 보험약관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보험의 시작과 끝인 보험약관이 과연 얼마큼 명확해질지, 또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빠져 있지 않는지 꼼꼼히 점검하는 것은 금융당국이 해야할 몫이다.

앞서 윤 원장은 지난 7월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감원의 사전심사를 통과한 즉시연금 상품이 문제를 일으켰다는 지적에 대해 "상품을 파는 주체는 보험사이며 지적에 대해 금감원도 책임이 없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1차적 책임은 보험사에 있다"고 답했다. 

이에 보험약관을 잘못 만든 보험사의 책임도 있지만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금융당국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보험약관을 작성하는 주체인 보험사와 이를 감독하는 금융당국의 역할이 따로 놀아서는 안된다. 보험사들은 보험약관을 꼼꼼하게 만들고, 금감원은 이를 제대로 점검하는 역할이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 마련돼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jjj@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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