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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오르는 게 기준금리 탓? 이낙연 총리 등 치졸한 한국은행 압박
부동산 오르는 게 기준금리 탓? 이낙연 총리 등 치졸한 한국은행 압박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8.09.14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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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부동산 값 잡기에 혈안이 된 정부와 여당인사가 잇따라 한국은행에 대해 금리인상을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는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물가상승률이 1%대에 머물고 있는 때에 자칫 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금리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딜레마가 될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의에 “(금리 인상에 대해)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 유출이나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고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는 고민이 있다”며 “정부가 바뀐 뒤 금리정책에 대해 여러 고민이 없지 않았지만 고민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사실상 한은에 대놓고 금리인상을 압박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제364회국회(정기회) 제5차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제364회국회(정기회) 제5차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질문을 했던 박영선 의원도 박근혜 정부 시기 진행된 저금리 정책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고 주장하며 이 총리를 거들었다. 박 의원은 “2014년 금리인하 이후 시중에 600조원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갔다”며 “부동산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도 못하고 내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이 역시 한은에 금리인상을 요구하는 발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둘러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전일 신인석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금리동결 시사로 동반 하락했던 국고채 금리는 모두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13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2.8bp(1bp=0.01%p) 오른 연 1.921%로 장을 마쳤다.

물론 이전 정부에서도 한은의 금리결정에 대한 압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국무총리가 대놓고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금리인상을 압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리결정은 한국은행법상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 등에서는 현재 고용과 물가지표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1.4%로 11개월 연속 1%대에 머물며 목표치(2%)에 미달했다. 취업자 증가수가 전년 대비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나금융투자는 9월 취업자 증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경기침체 징후가 뚜렷한데 단순히 부동산 값을 잡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올리다가는 자칫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장기불황에 빠져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통위원은 물가상승률이 1%대인데 정부 압박대로 기준금리를 올려야하냐는 질문에 “말하기 곤란하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전문가들 역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정부압박으로 무리하게 올릴 경우 자칫 지방부동산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이 총리의 발언 등이 한은에) 금리인상 압력으로 충분히 작용한다”며 “하지만 작년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지방부동산시장에서 자금이 빠졌는데, 여기서 기준금리를 더 올리면 지방부동산시장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서울 집값만 잡겠다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한은이 정부 눈치로 인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한 차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채권파트장은 “전부가 지나치게 서울 부동산값에 근시안적으로 신경쓰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단순히 서울 부동산값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 사상 최대 미분양 수준인 지방부동산이나 경기침체에는 무슨 보완책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주고 있음에도 인상을 못하는 이유를 정부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국정의 2인자인 총리까지 나서 한은에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모양새는 매우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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