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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美 IT 공룡 ‘수난시대’
[정균화 칼럼] 美 IT 공룡 ‘수난시대’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8.09.18 08:39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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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거인족 중에서 가장 우수하고 현명하며 질서정연한 태도로 항상 냉정하게 대처하여 거인으로서는 보기 드문 행동을 하는 종족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타이탄(Titan)이다. 그것은 그들이 본래 신이었다.

오늘날 구글은 우리의 가장 내밀한 비밀을 알고 있다. 구글은 천리안이라도 있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속 생각과 의도를 모두 꿰뚫어본다. 우리는 구글에 질문할 때 성직자나 어머니, 가장 친한 친구 혹은 의사에게도 선뜻 말하지 못하는 것까지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사람들은 구글을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신뢰한다. 구글에 하는 질문 여섯 개 가운데 하나 꼴로 질문자가 다른 누구에게도 하지 않은 질문, 즉 처음 하는 질문이다. 디지털 시대를 지배하는 기업들의 성공 전략과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플랫폼 제국의 미래, 著者 스콧 갤러웨이]의 전 세계인의 친구, 페이스 북 중에서 나온 말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4개 기업을 하나로 묶어 ‘The Four’라고 칭하며 이들이 어떻게 기존 회사들을 무너뜨리고, 시장의 룰을 파괴하고, 불공정한 행위로 세력을 확장하며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았다. 20세기만 해도 미미한 존재였던 이들이 어떻게 21세기 플랫폼 제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그들이 선택한 비즈니스 모델과 브랜딩 전략, 다른 회사는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수익 시스템, 경쟁자들을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진입장벽 등 다각도에서 분석하며 신선한 통찰을 제공한다.

4개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서 4위를 다투는 초일류 기술기업이라는 것 외에도 이들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글링 하다.’라는 말이 일반 동사처럼 쓰일 만큼 우리는 구글로 길을 찾고, 온갖 검색을 한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의 수가 13억 명인 데 반해, 전 세계 페이스 북의 가입자는 무려 20억 명이 넘는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페이스 북과 인스타그램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는다.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을 알려준다. 1조를 뜻하는 영어 단어 ‘trillion’의 앞 글자를 따서 ‘T 알고리즘’이라 이름 붙인 ‘성공 스펙'은 오늘날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리더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침을 제공해준다. 그러나 현재 4개 기업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신흥 강자들은 ‘에어비앤비’ 부터 ‘우버’, 중국의 ‘알리바바’까지 시장의 파이를 잡아먹으며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또 다른 플랫폼 기업 후보들을 소개하며 새롭게 전망한다.

특히 아마존이 아무런 저항(마찰)이 없는 매끄러운 상품구매 진행 부문에 굳건하게 초점을 맞춘다는 점과 투자 자본의 입장에서 아마존이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점 그리고 아마존이 B2B 영역에(경쟁자들이 아마존 안으로 들어와 영업하도록 플랫폼을 마련하는 데)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을 볼 때, 시가총액 1조 달러 달성 경주에서 아마존은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개별 소비자의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아마존은 앞으로 소매유통업계를 독점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은 당신과 내 정보를 벌써 엄청나게 축적해놓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의 구매 행태를 우리 자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 사실에 개의치 않을 것이다. 2017년 기준으로 하루에 전 세계 인구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은 페이스 북에 접속한다. 사용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오늘이나 가까운 미래에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드러낸다.

사생활 보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악몽 같은 상황이 상품 시장 관점에서는 천국이다. 페이스 북의 공개 특성은 ‘존재하는 것은 곧 공유하는 것’이라는 보다 젊은 세대의 믿음과 결합해 거대한 데이터 조합을 형성했고 이로써 마케팅 대상을 결정하는 여러 도구가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 북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각종 음란기사와 미끼 친구 맺기 등 주가 급락이 그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페이스 북에 이어 테슬라, 아마존 등으로 확산,美 IT 공룡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자만은 인간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데에서 생기는 기쁨이다.”<바뤼흐 스피노자>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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