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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양 남북정상회담 비핵화 일정 받아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사설] 평양 남북정상회담 비핵화 일정 받아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9.18 08:43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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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사흘간의 일정이 시작되면서 세계인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하루 전인 17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촉진,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협 종식 등 주요의제와 구체적 일정을 밝혔다. 하지만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회담을 짓누르고 있는 분위기에서 희망도 낙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비핵화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의 역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중재자’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청와대가 언급한 세 가지 의제 가운데 나라 밖의 시선이 가장 많이 쏠리는 의제로는 먼저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촉진을 꼽을 수 있다. 사안 자체가 엄중하고 북한과 미국이라는 양 당사자를 중간에서 조율하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청와대도 잔뜩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와 관련, 비핵화 조치의 선행조건으로서 현재 핵 포기에 대한 제재완화 등 상응조치와 함께‘종전선언’을 요구해 온 북한과 최소한 핵 리스트 신고 등의 실질적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국 사이의 절충점을 찾아 김 위원장에게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핵화와 북미대화 동력 복원, 그리고 종전선언은 당사국과 국제사회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이기에 남북정상이 합의 한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여 그러한 내용을 양 정상이 합의문에 담거나 구두합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그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이 부분에 대해 블랭크(blank·백지상태)라고 말한 이유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비핵화 및 북미 관계와 관련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설명하고,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충분히 확인해 미국 측에 전달만해도 성과라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협 종식에 관한 의제는 상당한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분석이다. 이미 개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용방안은 물론 인적, 문화적 교류방안 등이 폭넓게 거론될 것으로 보이며, 정상 간 정기적 만남을 약속한 만큼 4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약속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군사 당국이 조율하고 있는 ‘포괄적 군사 분야 합의서’의 바탕이 될 수 있는 비무장지대(DMZ) 내 적대행위 중단 및 군사협력에 관한 논의를 바탕으로 향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촉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남북 간 경제협력 확대에 관한 문제는 그 결이 조금 달라 보인다. 엄격한 국제제재가 있어 실행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뚜렷한 경계가 있어 실행력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청와대는 이미 특별수행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인사는 물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남북협력사업 관련 인사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기반으로 남북 간 경협논의를 진전시키겠다는 의지로도 풀이할 수 있지만 청사진을 보여주는 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대화의 동력을 회복하고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중요한 시험대다. 비핵화에 관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야 유엔총회 계기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면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완화 논의도 필요하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무게를 두어서는 안 된다. 이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의구심을 지울 수 있는 핵 신고 등 구체적 비핵화 조치의 일정을 이끌어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자칫 경협이나 종전선언으로 핵심 사안을 흐리는 결과를 불러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 정부와 의회, 언론, 전문가들은 약속이나 한 듯 비핵화를 위한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또한 남북정상회담 당일에 대북제재 이행을 논의하자며 유엔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늠할 긴박한 사흘이 시작됐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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