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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경제 ‘성장 판’ 더 닫히기 전에 ‘패러다임’부터 바꾸라
[사설] 우리경제 ‘성장 판’ 더 닫히기 전에 ‘패러다임’부터 바꾸라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10.04 09:26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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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의 성장 동력이 갈수록 고갈되어가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저(低)출산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 인구(15 ~ 64세)가 감소하는 ‘인구절벽’ 위기가 닥쳐오는 가운데 기업 활동의 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설비투자도 최장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최악의 고용한파로 서민들의 지갑마저 얇아지면서 내수 역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간신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실적에 매달려 버티고 있지만, 이 또한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할 수가 없다. 게다가 앞선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할 미래 먹거리 산업의 발굴도 더디기만 하다. 이른바 성장의 3대요소인 노동, 자본, 기술력이 동시에 약화되는 ‘저성장의 늪’에 깊이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통계청의 ‘2017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11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 5142만 명의 14.2%에 이르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노인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超)고령사회 진입도 2026년쯤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젊은이들의 출산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5명에 그치면서 연간 신생아 수가 사상처음으로 30만 명대로 떨어졌다. 그러면서 지난해 생산가능인구가 3619만6000명에 머물면서 전년보다 11만6000명(0.3%)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처럼 낮은 출생률은 필연적으로 고령사회 진행을 가속화할 뿐만 아니라 생산 가능인구를 감소시키며 전 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우리경제의 중추라 할 수 있는 기업의 투자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기업의 설비투자가 6개월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0년여만의 최장기 감소세다. 경기판단의 근거가 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5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경기침체의 신호가 발령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부진이 장기화 할 경우 생산축소로 인한 일자리와 소득감소, 소비부진의 악순환 고리에 급격히 빠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자부진 원인을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란 명분 아래 일방적으로 추진한 정책의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동안 우리경제를 먹여 살렸던 주력산업이 일제히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업생산 14%, 수출 11%를 담당하던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리고 있고, 2013년 20%에 달했던 한국 스마트 폰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올 2분기 0.8%로 추락했다. 한때 세계시장을 석권했던 디스플레이 산업은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게다가 직·간접적으로 우리경제 성장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도 호황기가 끝났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 그렇다면 이를 대체할 기술력을 지닌 미래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이 또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총아인 인공지능, 바이오, 자율자동차 등에선 미국, 중국, 일본 등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우리경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현 정부의 반시장, 반기업 친노동 정책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풀고 투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을 펴야할 시기에 ‘소득주도성장’이란 검증되지도 않은 슬로건에 사로잡혀 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발언을 하고 나서 주목된다. 김 부총리는 2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소득주도성장’ 밑바탕이 된 “최저임금의 지역별 차등적용을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9월 취업자 증가규모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 일자리정책도 한계가 있음도 시인했다.

지금 우리경제는 노동생산성 악화, 기업 투자부진, 기술력 저하로 이어지는 ‘성장 판’이 닫히기 직전의 험한 가시밭길에 내팽개쳐져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김 부총리의 이 같은 우회적인 ‘고백’ 정도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실패로 치닫고 있는 ‘소득주도성장론’을 폐기하고 민간과 시장이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 꺼져가는 성장 동력을 되살려야만 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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