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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미래 칼럼] "죽음을 결정하는 것은 본인이 돼야"
[청년과미래 칼럼] "죽음을 결정하는 것은 본인이 돼야"
  • 청년과미래
  • 승인 2018.10.18 02:25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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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최정희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얼마 전에 ‘생전 장례식’이라는 새로운 장례 문화를 우연히 신문에서 보았다. 죽기 전 가족 및 친한 사람들을 불러 모아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며 삶과의 이별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죽음을 피하고자 하지 않고 겸연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는 다소 새롭게 느껴졌다.

이렇듯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가면서 연명 치료 거부 및 안락사에 대한 분위기도 바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안락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를 주장하였으나 정신이 온전할 때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고 삶을 마무리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 역시 힘을 얻고 있다. 그 이유로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과 ‘통증으로부터의 해방’, ‘주변 정리’ 등 여러 가지가 존재하였고 이를 위해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여기고 마무리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본다. 

이른바 ‘웰 다잉(Well Dying)’이라 불리는 이러한 현상은 장기간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본인과 가족이 지게 되는 고통과 부담을 덜어주고 죽음을 수용하는 환자의 마음을 무시하는 기존의 안락사 반대 제도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안락사에 대한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지 8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그 중 연명 의료 중단을 결정한 환자의 수는 약 2만명이나 그 중 본인이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경우는 33%가량이며 나머지는 환자 가족의 전원합의나 진술로 결정되었다. 환자가 사전에 결정을 하는 경우는 문제가 없으나 의식이 없어 부득이하게 동의가 필요할 경우 윤리적 문제가 뒤따르게 된다.

가족 입장에서는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병으로 인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보호자에게 사실을 알리나 환자의 경우 절망에 빠질 것을 우려하여 알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시 급작스럽게 혼수 상태가 되어 본인의 결정을 구하지 못하는 일도 일어났었다.

웰 다잉 문화가 정착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한 병원을 더욱 늘리는 것 외에 환자에게 사전에 연명의료제도에 대해 알려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진은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를 대하여야 하며 ‘죽음’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아직 안락사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며 안락사가 무조건 좋은 점만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자기 결정권을 주게 된 만큼, 죽음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타인의 의사가 개입되거나 의식이 없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안락사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제도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안락사를 깊이 고찰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사전에 알려 환자 본인의 생각을 최대한 반영해야 하는 동시에 죽음을 본인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끔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지니도록 할 때, 본인의 삶을 스스로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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