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1-17 20:30 (토)
저신용자의 한숨 "대출받기 어려운 세상, 우리는 어디로"
저신용자의 한숨 "대출받기 어려운 세상, 우리는 어디로"
  • 이보라 기자
  • 승인 2018.10.17 08:20
  • 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책 마련없이 최고금리만 인하해선 안돼
정책 서민금융상품만으로 수용하는데 한계

[아시아타임즈=이보라 기자]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 씨는 몇 년 전 급하게 생활비가 필요해 시중은행을 찾았지만 거절당해 저축은행을 찾았다. 당시 저축은행에서 최고금리에 육박하는 27%로 대출을 받고 연체없이 상환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김 씨는 최근 사업상 자금이 필요해 다시 저축은행을 찾았으나 대출을 거절당했다. 최고금리 인하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저축은행이 대출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사업상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지 못한 탓에 전에 받았던 대출도 상환이 어려워진 김 씨는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 채무조정을 신청했다. 그는 "예전 저축은행에서 고금리라도 대출이 가능했지만 요새 대출받기 어려운 세상"이라며 "자금을 융통할 수 없으니 고민 끝에 신용회복위원회를 찾게 됐다"라고 한탄했다.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최고금리는 현행 24%에서 20%까지 낮아질 예정으로 저신용자들의 설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 상담을 받은 사람의 이야기를 종합해 본 결과, 법정금리 인하 여파로 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최고금리를 인하할 경우 저신용자들이 대출절벽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이전 저축은행에서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금리를 높게 책정해 리스크가 큰 저신용자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고금리가 내려가면서 현재는 금리 인하로 여력이 없어진 저축은행들이 저신용자보다 중신용자 이상의 차주를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고, 저신용자의 대출심사를 엄격하게 하면서 이들의 대출길이 막히게 됐다.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대부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정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내려 올해 2월 8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최고금리를 연 20%까지 인하할 예정으로 저신용자들의 설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저축은행 상위 20개사 신용대출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신용대출자 중 저신용자 대출자수가 작년 상반기 대비 20.5%(1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 의원이 대형 대부업체 69개사의 신용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작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대출자수가 18.3%(9만7359명) 감소했다. 특히 7~10등급의 저신용자는 22.7%(7만808명) 급감했다.

김 의원은 “서민들을 위해 법정최고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취지와 무색하게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최고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부작용 발생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저소득층 지원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사전대책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미등록대부업체 추정 거래 규모는 2016년 기준 이용자수는 43만명, 총 이용금액은 13조5837억원이다. 이는 2015년(33만명, 8조6196억원)에 비해 각각 30.3%, 57.6%씩 늘어난 수치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정책 서민금융상품이 있지만 자격조건이 까다롭고 한도가 낮은 등 저신용자를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과 같은 정책 서민금융상품 이용자 중 신용등급 6등급 이상 비중은 60%에 달하는 반면 8등급 이하 비중은 9.2%에 불과해 저신용자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면 대출을 갚을 수 있음에도 최고금리 인하로 대출이 거절돼 더 높은 금리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면서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파산 신청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금융권은 지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리스크가 높아 대출원가를 넘어서는 고객은 대출이 거절될 수밖에 없다”며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에서도 대출을 못 받게 된 저신용자는 결국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했다. lbr00@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