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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칼럼] 혁신 없는 '혁신도시 시즌2' 안된다
[강현직 칼럼] 혁신 없는 '혁신도시 시즌2' 안된다
  • 강현직 주필
  • 승인 2018.10.19 09:55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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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강현직 주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밝힌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은 과밀화로 몸살을 앓고 있으나 지방은 소멸 위기감 속에 정체돼 있다며 수도권 공공기관 중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이전 대상이 되는 122개 기관을 적합한 지역으로 옮겨가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소위 참여정부에 이은 ‘혁신도시 시즌2’다. 이 대표가 참여정부 국무총리로 있을 때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강도 높게 추진해 국민연금공단, 주택금융공사,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153개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옮겼다. 공공기관의 수도권 집중률이 85%에서 35%로 낮아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초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5대 국정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청와대에 ‘자치분권비서관’과 ‘균형발전비서관’을 신설하며 “분권·포용·혁신의 가치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국가균형발전 패러다임으로의 대전환을 통해 지역이 국가적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고 국민 모두가 잘사는 나라로 힘껏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지역 간 격차가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크게 벌어진 나라는 드물다. 인구와 자본의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전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 1000대 기업 본사의 74%가 밀집되어 있다. 금융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예수금 68.3%, 대출금 60.1%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를 받은 550개 기업들이 2118명의 고용성과를 거뒀지만 이 중 9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료,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수도권 과밀 억제와 국토의 효율적 이용, 지역 균형발전 등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만들어진 혁신도시는 여전히 ‘혁신’과는 거리가 멀고 공공기관의 이전이 지역별 나눠주기가 되면서 공공기관의 비효율성은 높아지고 지역에 미치는 효과도 기대보다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혁신도시 8곳의 실제 기업 입주율은 10.5%에 그쳐 기업 없는 ‘나 홀로 도시’가 되고 있으며 공공기관 근무 임직원 절반은 가족과 떨어져 소위 ‘혁신도시 기러기’로 생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통한 ‘혁신도시 시즌2’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참여정부를 뛰어넘는 구체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공공기관과 공기업을 이전해 성장거점을 만들겠다는 것은 좋지만 주변 여건이 갖춰지지 않는 이전은 새로운 ‘나 홀로 도시’를 만들 뿐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성과와 한계부터 엄밀하게 평가하고 학교, 종합병원, 문화시설, 녹지, 교통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일자리 따로, 가정 따로’의 기현상을 막을 수 있다. 독일 등 유럽의 연방국가처럼 좋은 대학과 기업이 함께 이전하여 고르게 분포되어 있을 때 더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주장도 귀기우릴 필요가 있다.

또 최근 청와대의 변화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자치비서관을 축소하고 균형비서관까지 통합한 것은 현재 내각이 아닌 청와대 비서실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에 비추어 볼 때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논란의 소지가 있다. 특히 지방 균형 발전과 관련해 야심차게 가동한 2개의 위원회, 국가균형발전위원와 자치분권위원회의 존재감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점도 이 정부가 과연 지역발전에 얼마나 많은 정책역량을 투입하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자칫하면 ‘유명무실 위원회’가 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 분권도 함께 추진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치경찰제 도입, 지방 이양 일괄법, 재정분권,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 문제 등 진행 정도를 국민에게 알려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균형발전정책이 정치화와 제로섬의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지역주민을 위하려면 어떻게 추진돼야 하는지 깊이 숙고해 봐야 할 것이다.


jigk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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