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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착시’가 낀 국가경쟁력 세계 15위…마냥 반길 일은 아니다
[사설] ‘착시’가 낀 국가경쟁력 세계 15위…마냥 반길 일은 아니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10.1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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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세계경제포럼(WEF)이 공개한 ‘국가경쟁력 평가결과’에서 한국이 140개 국가 중 15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기획재정부가 전했다. 한국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6위에 머물렀으나, 올해 ‘4차 산업혁명’ 항목을 추가하는 등 평가방식 변경에 따라 순위가 급상승했다. 새 평가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17위에서 2단계 상승한 것이며 아시아국가 중 5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12위다. 겉으로 보기엔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에는 ‘착시’가 있다.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일부 세부항목에 있어서는 여전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WEF가 4대 분야 12개 부문, 98개 세부항목으로 평가한 결과 한국은 거시경제 안정성과 ICT 보급 등 2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인프라 부문 6위, 혁신역량 부문 8위를 각각 기록하는 등 4개 부문에서 10위권 이내에 들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경기하강으로 인한 저물가의 지속, 교통·전력 및 수자원 보급과 ICT 인프라 구축에 적합한 국토와 인구를 가진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볼 수 있다. 비교적 높게 평가된 혁신역량도 ICT 기술발전과 다수의 특허출원, 높은 연구·개발(R&D) 지출비중 등 가시적 성과에 의한 것일 뿐 이를 뒷받침할 의식구조의 혁신은 뒤따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래의 경쟁력을 가늠할 시장관련 부문은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관세율, 보조금 등 상품시장의 자율경쟁의 척도인 생산물시장부문은 중위권인 67위로 5위인 일본과 18위인 대만에 비해 크게 밀렸고 심지어 전체 순위 28위로 한국에 한참 뒤처지는 중국의 55위보다도 낮은 순위를 보였다. 시장의 개방성을 뜻하는 통관절차의 효율성 부문에서는 25위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세율 부문은 96위로 100위권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순위인 89위보다 더 뒤로 밀린 것이다. 더불어 85위를 차지한 관세의 복잡성 93위의 독과점 수준부문도 중하위권에 그쳤다. 


인적자원의 미래경쟁력과 노동의 유연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노동시장 부문 역시 48위로 중위권에 그쳤다. 69위인 중국보다는 높지만, 대만 16위, 일본 18위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노사관계에 있어서의 협력은 124위로 중국 52위, 일본 5위, 대만 20위 등 경쟁국보다 현저하게 낮은 최하위권 성적표를 받았고, 정리해고 비용 역시 114위로 지난해 112위보다 더 떨어졌다. 이는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노사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혁신 생태계 부문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기록했지만 높은 창업비용과 인력의 다양성 부족은 문제로 꼽히고 있다. 창업비용은 93위를 기록하며 중국 13위, 대만 42위는 물론 일본 72위에까지 밀렸다. 혁신역량을 나타내는 인력의 다양성 부문에도 82위를 차지해 대만 6위, 중국 77위, 일본 81위보다 뒤떨어졌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운영하는 능력과 관행마저 부실하다는 것이다. 제도부문에서 보면 사회의 신뢰도를 측정하는 사회자본이 89위, 정부규제가 기업 활동에 초래하는 부담이 79위로 사실상 후진국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가를 받았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이번 WEF의 평가결과에는 한국사회와 경제가 처한 구조적 문제점과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WEF는 총평에서 “한국이 경직된 노동시장과 경쟁제한적인 상품시장을 개선하고, 혁신성장을 통해 취약한 혁신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등 단계적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생산물 시장의 역동성을 제고하는 한편 기업의 투자와 고용 등을 밀착지원하기 위해 규제혁신의 속도감을 높이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초 민·관 합동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열어 우수부문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부진한 부문의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과연 국민과 기업들이 공감할 실천력 있는 방안이 나올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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