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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토크] 백화점 현장노동자 “감정노동자 보호, 그게 뭔가요?”...롯데 홍보의 아이러니
[뒤끝토크] 백화점 현장노동자 “감정노동자 보호, 그게 뭔가요?”...롯데 홍보의 아이러니
  • 문다애 기자
  • 승인 2018.10.25 02:28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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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비스연맹 제공)
(사진=서비스연맹 제공)

[아시아타임즈=문다애 기자] 일명 감정노동자 보호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지난 18일 시행됐습니다. 막말과 폭언 등 '갑질고객들'로부터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기업은 역시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이었습니다. 지난 8월 관련 매뉴얼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요. 당시 업계에서는 역시 롯데란 말이 나왔지요.

어~.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정작 롯데백화점 입점(협력)업체 현장노동자들은 '금시초문'이라는군요. 보호를 받아야 할 최대 당사자격인 이들이 이런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니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내막은 이렇습니다. 최근 롯데백화점에서 입점업체 소속으로 17년간 근무 중이라는 A씨는 아시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매뉴얼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언론을 통해 롯데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으로 보고 나서야 알았고, 8월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공지도, 교육도 받지 못했다. 홍보를 위한 허울인 말뿐"이라고 꼬집더군요. 실제 현장 근로자들은 내부 매뉴얼이 마련된 것조차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지난 8월 롯데백화점은 감정노동자 보호와 현장 직원들의 고객 응대 업무를 돕기 위해 대고객 매뉴얼인 ‘존중 받을 용기’를 제작해 전점의 고객상담실에 배치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는데요. 당시 롯데는 고객 응대 매뉴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협력업체 및 중소 파트너사에게 관련 매뉴얼 제작 과정 및 내용에 대해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롯데백화점의 입점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8월 대대적인 홍보 이후,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된 10월 최근까지 전혀 전달받지 못한 것이지요.

A씨는 "감정노동법 시행됨에 따라 롯데도 이에 대응에 나섰다고 언론을 통해 들었으나, 제일 중요한 건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이름이 '감정노동자 보호법'이라고 하나 정작 주어는 모르는 '언발란스' 정책인 것입니다.

더불어 A씨는 "심지어 우리는 파견 나와있는 직원인데 실질적인 회사 사업주도 이에 대해 아무런 말이없다"고 호소했습니다. 롯데백화점도, 입점업체 사업주 모두 실질적으로 이들을 보호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게 문제입니다.

롯데의 보여주기 식의 행보는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최근 현장노동자들의 앉을 권리에 대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자 롯데 측이 직원들이 다니는 동선에 의자에 앉아도 된다는 달랑 종이 한장만 붙여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단순히 감사를 피하기 위한 보여주기식의 임시방편인 셈입니다.

또 롯데가 마련한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팸플릿이 고객상담실에만 비치된 것도 문제로 꼽힙니다. 직원들은 고객에게 컴플레인이 들어와 상담실로 호출된 후에나 팸플릿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A씨는 "컴플레인이 걸리기 전, 고객과 어떠한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매뉴얼을 알아야 하나, 문제가 터진 후에나 접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직원들의 경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그 어떤 사업군보다 더욱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서비스직 종사자’라는 특성 때문에 고객의 지나친 요구나 폭언, 협박 등 비상식적인 행동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폭언을 듣고,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감정노동 보호가 필요한 현장노동자들이 매뉴얼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백화점 측의 적극적인 태도가 절실해 보입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갑니다. 감정노동자 보호의 입법 취지가 실종된 것 같은 우려를 가지게 하는 점들이 대거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정안이 사후 처리에 치중돼 결국은 정신적으로 받는 고통은 같다는 것이죠.

서비스연맹이 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제작한 고객응대 매뉴얼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고객이 폭언을 하는 경우 매뉴얼은 △1차로 정중한 어조로 중지를 요청하고 △2차로 단호한 어조로 중지를 요청하고 △3차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다음으로 응대를 종료한다고 안내하는 식입니다.

블랙컨슈머와 응대 시 그 자리에서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게 심각한 맹점입니다. 감정적 피해를 보고 난 후의 사후 처리는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요?

기업들의 보여주기 식의 홍보보다 실질적으로 현장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 하루빨리 마련되기를, 더 나아가 노동자의 즉각적인 업무중지권이 보장되기를 바랍니다. d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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