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1-13 10:29 (화)
[AT 인터뷰]대한항공 표적 징계논란...“회사는 나를 흠집 내고 노조를 와해하려는 것”
[AT 인터뷰]대한항공 표적 징계논란...“회사는 나를 흠집 내고 노조를 와해하려는 것”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10.29 02:35
  • 8면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규위반 7가지혐의...“만들어진 자료도 담겨있어” 
“이런 일 당하고 불면증에 우울증까지 왔다.”
이춘목 대한항공 객실라인 팀장 (사진=김영봉 기자)
이춘목 대한항공 객실 사무장(팀장) (사진=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기용품 반출? 그렇게 따지면 잘못이죠. 그런데 제 사규위반에 대한 경중을 떠나 회사는 라인팀장이 직원연대 노조활동을 열심히 한다는 것에 더 괘씸죄를 묻는 것 같습니다. 물론 회사는 아니라고 하겠지요. 직원연대 홍보부장을 맡고 비행이 끝나거나 쉬는 날에 조합 가입하라고 박창진 지부장과 함께 힘들지만 뿌듯한 맘으로 공항에서 승무원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주고 그랬습니다. 결국 회사는 노조 활동하는 저를 흠집 냄으로서 대한항공 직원연대 노조활동을 하면 저렇게 징계를 받는다. 그러니 하지마라.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있냐는 식으로 다른 승무원들에게 경고를 주고 싶은 것이죠. 만약 이번 징계가 회사 뜻대로 성공하게 되면 직원연대 노조는 자리 잡기도 전에 와해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부 간부에 대한 징계는 조합원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이자 투쟁의 신호탄입니다.”    

지난 10월10일 대한항공으로부터 5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고 ‘사규위반 혐의’로 자택대기발령 처분이 내려진 이춘목 객실팀장은 아시아타임즈와 만나 자신의 조사와 처분이 결코 우연이 아닌 표적 사찰이자 징계였다고 항변했다. 

아시아타임즈는 지난 19일 대한항공직원연대의 ‘표적사찰 징계추진! 대한항공은 반인권적인 부당노동행위를 당장 중단하라!’라는 기자회견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춘목 객실사무장(이하 팀장)은 22년동안 대한항공에서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하며 12년 동안 객실 라인팀장으로 일 해왔다. 다른 직원에 비해 승진도 나쁘지 않았고 부족할 것 없었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팀원들은 휴가 사용이나 잦은 스케줄 변경 문제로 고충을 호소하는데 팀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올해 새롭게 만들어진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노조에 가입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일가를 규탄하는 집회에도 참석했다. 

이 팀장은 대한항공의 이번 조사와 자택대기 발령조치에 대해 “회사는 제가 팀장으로서 노조 활동을 하는 것이 아마도 눈엣가시처럼 보였을 것 같다”며 표적사찰을 확신했다. 회사가 팀장까지 승진시켜줬는데 노조활동을 해서 밉보였다는 얘기다. 

그는 회사가 단순한 근무평가에서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는 최근 2~3년 전의 일까지 수집하는 등 누가 봐도 타겟을 정해놓고, 자료를 수집했다며 심지어 없는 사실까지 조사서에 넣어 질문했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5시간의 조사에서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된장소스 반출 문제를 왜 이제 하는지 의아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니 회사가 예전부터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던지 최근 뒷조사를 해서 찾아낸 자료로 생각된다”고 표적사찰을 강하게 의심했다. 

또 그는 지난 7월 회사가 같이 일하는 팀원에게 제가 직원연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팀장은 기자에게 해당 팀원과 통화한 녹취록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 사실이 맞다면 회사는 적어도 이 팀장을 5시간 동안 조사하기 2~3개월 전부터 직원연대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했다는 말이 된다. 이 팀장이 주장하는 표적사찰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는 지난19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표적사찰 징계추진! 대한항공은 반인권적인 부당노동행위를 당장 중단하라!“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택대기발령을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사규위반 7가지혐의...“만들어진 자료도 담겨있어” 

이 팀장이 대한항공으로부터 받고 있는 사규위반은 총 7가지다. 그가 지난 10월10일 회사로부터 받은 질의 사항을 보면 △기내용품 반출(기내식 된장덮밥, 곤드레밥 소스, 쿠키, 음료 등) △기내 휴식규정 위반(팀장이 비즈니스 좌석->퍼스트클래스 좌석에서 휴식) △엑스트라 승무원을 이코노미석(일반석)에서 퍼스트 클래스석(일등석)에 앉아가도록 한 것 △면세품 대리운반 △성적 불쾌감 주는 언행 △성 차별적 발언 △서비스 규정 위반(적정 기내 온도 자의적 변경 등) 등이다. 

이 팀장은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 중 차마 말하기 부끄러운 부분이라면서도 성차별 발언이나 불쾌감을 주는 언행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해명하고 싶어 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다만 앞뒤 전후사정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규정위반으로 몰고 가는 회사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한 “회사가 기자회견 후 내놓은 입장은 상당히 악의적이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억울해했다.  

예컨대 회사가 이 팀장이 상습적인 기내용품 반출, 해외 구입 명품을 부하 승무원에게 반입토록 강요, 여승무원에게 반복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언행 등을 했다고 입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비행이 끝나면 기내에서 남은 음식들은 버려진다. 그런데 어느 날 도착후 지상 직원들이 아침에 배가 고프다고 해서 남은 쿠키나 빵, 음료를 준 적이 있다. 그 뒤로 식사를 못한 직원들에게 몇 번 준 기억이 있는데, 이것까지 회사는 규정위반을 몰아 세워 기용품을 반출했다고 문제를 삼는다면 이건 솔직히 문제를 삼기 위한 징계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며 항변했다. 

이어 비행근무를 왕복이 아닌 돌아올 때만 근무를 맡는 엑스트라 승무원에 대해서는 “팀장급이 아닌 일반 승무원들이 엑스트라 비행을 갈 때면 일반석에 앉아서 쉬고가고 도착하자마자 돌아오는 비행 근무를 하는데, 가끔 일등석에 승객이 없어 비어 있을 때 승무원이 좀더 잘 쉬고 올라고 일반석 대신 일등석에서 쉬도록 한 적이 있다. 물론 회사가 정한 규정위반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저는 승무원들이 힘들게 와서 바로 다음편 비행근무를 나간다고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편하게 쉬어야 그담에 승객들에게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고 생각해서 팀장 재량으로 내린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명품과 성적수치심을 주는 언행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저는 결코 팀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한 적이 없다. 이 부분은 정말 억울한 측면이다. 저는 여성 팀원들에게 너라는 말도 하지 않는데 해당 조사서에는 너라는 말이 들어가 있었다. 만들어진 자료로 밖에 생각 들지 않는다. 만약 회사가 계속해서 이 부분을 문제삼으면 저도 3자대면해서 조사하고, 경찰서에 가서 끝까지 분명히 따질 것이다. 또 회사가 명품을 구입해 부하 승무원에게 반입 강요를 했다고 하는데 제가 산 것은 110달러(약 12만원)짜리 작은 가방이며 강요도 아니었다. 이것을 명품 또는 강요이라고 말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흠집 내려는 의도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일 당하고 불면증에 우울증까지 왔다.”

지난 19일과 24일 기자가 만난 이춘목 객실 라인팀장은 상당히 지쳐있는 모습이었다. 자택대기발령을 받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자살’이란 극단적 말까지 꺼낼 정도였다. 

이 팀장은 “이런 일이 있고 너무 무기력해졌고, 처음엔 사람들이 이렇게 해서 자살을 하는구나 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저에게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꿈인가라는 생각을 하기도했다”며 속내를 털어 놓았다. 

그는 “현재 불면증도 오고 불안감도 있다. 일부 제 잘못을 제외하고는 직원들과 승객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했던 일들이 보고가 되고 추궁을 받고 보니 사람에 대한 믿음감도 많이 사라진 상태다. 원래 사람을 잘 믿고 신뢰하고 잘 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너무 참담하다. 내가 그렇게 잘못 살았나하는 자책감도 든다”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 팀장은 대한항공직원연대와 함께 이번 표적사찰 및 조치에 대해 끝까지 싸워 다음에는 직원들이 자신과 같은 조치를 받지 않는 선례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kyb@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경민 2018-10-29 09:22:30
핑계되지 마시고 잘못했으면 노조 운동도 하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자신이 피해자인냥 코스프레는 그만 하시는게...진짜 귀족 노조들 역겨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