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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득주도성장 정책 ‘탈선’ 설계자의 ‘苦言’에 귀 기울이라
[사설] 소득주도성장 정책 ‘탈선’ 설계자의 ‘苦言’에 귀 기울이라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11.05 09:05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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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대표 경제철학인 ‘J노믹스’의 설계자로 불리는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2일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경제정책 기조에서부터 경제팀 작동시스템, 공직사회의 경직성까지 전 방위에 걸쳐 날 선 ‘쓴 소리’를 뱉어냈다. 이를 두고 일자리가 줄어들고 내수가 위축되는 등 경기하강이 눈에 보이는 데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등 정책을 속도조절 없이 밀어붙이고 있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경제 투톱’의 교체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차기 경제팀에게 숙제를 던져주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그는 우선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짚으며 비판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저소득층의 삶을 보장해주면서 소득이 전체적으로 오르면 내수로 연결돼 소득이 전체적으로 올라간다는 ‘좋은 발상’에서 시작됐지만 일자리가 줄어드는 고용재난 상황에도 정책의 유연성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실책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경제’는 좋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경제를 뜻한다며 일자리를 파괴하면 결코 정의로운 정책이 될 수 없다며 더 늦기 전에 정책기조의 대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그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자신이 설계해 문 대통령이 채택한 ‘사람중심 경제’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중심 경제는 사람의 전문성과 능력을 키워주고,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를 형성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의미인데, 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임금과 시간’만 부각시키면서 이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 투자’가 제대로 안 되는 대표적 예로 대학 등록금이 8년 넘게 동결되면서 대학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꼽았다. 이는 대학이 인재양성 보다는 취업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도 들린다.


김 부의장은 지금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이 기업들을 어렵게 하고 있음도 시인했다. 정부가 기업을 적대시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정책을 강하고 빠르게 몰아치면서 재벌기업들이 ‘정부가 자신들을 적으로 보는 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2년 연속 최저임금을 두 자릿수로 인상하고 주 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하는 등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정책을 잇달아 시행하면서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가고 있음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정책대상이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면 독이 될 수 있다며 정책의 강도와 집행속도를 조절하는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또 다른 원인으로 규제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정부가 겉으론 규제개혁을 부르짖고 있지만 제대로 실천이 되지 않으면서 되레 규제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이런 현실에서는 기업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 정부가 친(親)노동 반(反)기업 정서로 일관하면서 영향력이 높아진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등 이익집단의 주장에 이끌려 소신 있는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현상이 우리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부르고 결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의장의 이러한 문제제기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설계자로서 정부가 그릇된 ‘자기최면’에 빠져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은 ‘자기고백’으로 여겨진다. 김 부의장은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선 정책의 타이밍과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밀턴 프리드먼의 ‘샤워실의 바보’를 인용했다. 이는 수도꼭지를 급하게 돌리면 뜨거운 물에 데거나 찬물에 놀라는 것처럼 정부가 정책 효과를 기다리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시장에 개입하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과 새 경제팀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이러한 경제원로의 고언(苦言)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현장을 무시한 일방통행 식 정책은 부작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경제가 성장 동력을 되찾을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부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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