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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업황둔화 ‘폭풍’ 몰려오는데 대비책이 보이지 않는다
[사설] 반도체 업황둔화 ‘폭풍’ 몰려오는데 대비책이 보이지 않는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11.06 09:12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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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가 가장 우려했던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고 있다. 생산, 투자, 소비, 고용 등 핵심 경기지표들이 일제히 하향세를 보이면서 앞날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현실에서 우리경제를 ‘나 홀로’ 떠받친 반도체 시장마저 둔화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반도체가 올해 10월 기준 전체 수출액의 21.2%를 차지하고 있으며, 2분기 기준 GDP대비 수출비중이 43.1%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둔화가 본격화 된다면 우리경제가 치명상을 입을 수가 있다. 일각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이른바 한국경제 위기의 ‘10년 주기설’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씨티 등 글로벌 IB들이 일제히 최근 무역 분쟁 심화, 불리한 수급여건 등으로 내년부터 반도체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반도체 생산·판매업체 등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도 지난달 29일 기준 월초 대비 16.8%나 급락했다. 글로벌 반도체경기의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북미 반도체장비 출하금액 역시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2017년 평균 40.8%에서 지난 9월 1.8%까지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한국 반도체 업체의 주력 상품인 D램, 낸드플래시 현물가격도 작년 4분기 이후 최근까지 25% 이상 떨어지고 있다.

이런 반도체경기 사이클의 둔화 움직임은 이미 알게 모르게 우리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반도체에만 의존한 우리수출의 기형적 구조를 방관함으로써 새로운 신산업 육성을 소홀히 여긴 것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마땅한 대체산업이 없는 현실에서 반도체산업마저 무너지면 우리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의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그동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16년 하반기 이후부터 D램 주도의 슈퍼 사이클(초호황 국면)을 구가해 왔다. 이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전체 경제성장세를 주도하면서 설비투자도 탄력을 받아왔다.


반도체업황의 수상한 움직임은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올린 삼성전자마저 두 손을 들게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 43조4000억 원 대비 26.7% 감소한 31조8000억 원가량으로 잡은 바 있다. 물론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평택 10 나노파운드리 증설라인 구축이 완료된 이유도 있지만 불투명한 내년 반도체 업황이 투자확대의 걸림돌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내년 설비투자 규모 역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16조원 수준의 설비투자를 단행한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3·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 투자 지출을 올해보다는 하향조정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축소 분위기가 전염병처럼 모든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대기업들은 내년도 사업방향의 키워드를 투자축소 비용절감 등 ‘긴축경영’으로 잡고 비상경영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주요 기업마다 여러 경영변수로 내년 사업계획 확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도 투자집행은 올해보다 축소 기조가 뚜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국내외 경제 전문기관들도 한국경제가 2%대 성장률이 고착화되는 추세적 경기하강에 진입했다는 경고를 잇달아 던지고 있다. 밖으로는 미·중 무역전쟁 후유증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세계경제를 엄습하고 있다.

아직 긴박한 상황까지 이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반도체경기 악화는 우리경제에 심각한 내상을 입힐 것이 분명하다. 특히 수출과 투자는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고용마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경제의 위기를 일시적이 아닌 추세적 국면으로 보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는 내년에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막연한 말만 고장 난 레코드처럼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변동성이 어려운 정책만 밀어붙이고 있다. 정작 다급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꺾일 때를 대비한 산업구조 개편에는 손을 놓고 있다.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혁신성장 정책도 구호만 요란할 뿐 제대로 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모든 환경이 한 결 같이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라도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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