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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의 경제 돌파구는 규제개혁이라는 박용만 회장의 항변
[사설] 위기의 경제 돌파구는 규제개혁이라는 박용만 회장의 항변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11.07 09:09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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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5일 광주에서 열린 ‘2018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정부의 더딘 규제개혁 속도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에 제대로 쓴 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지금은 성장률 같은 숫자에 집중하는 것보다 하향세를 탄 경기흐름을 전환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쏟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태동할 4차 산업혁명의 성과를 담을 그릇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의 산업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선 국민의 ‘기본권 침해’ 수준에 이르고 있는 규제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회장의 이러한 작심발언은 대한상의가 그동안 현 정부정책 방향에 비교적 협조자세를 보이며, 재계를 대표하는 정책파트너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대한상의가 지난 수년간 규제개혁을 외치고, 직접 아이디어를 내 만든 자료를 정부에 전달해도 번번이 묵살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무력감에 대한 각성이자 호소로 여겨지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그동안 규제개혁이라는 이슈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제계가 읍소하면 국회나 경제부총리, 경제부처 장관,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이에 화답하는 풍경이 반복되어 왔지만 언제나 ‘립 서비스’에만 그쳐왔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정부가 기업뿐 아니라 일반 개인, 소상공인, 스타트 업 등이 자유롭게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끌어줘야 하는데 이런 기회를 봉쇄한 채 허락된 것만 하라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다름없다며 일갈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규제개혁을 약속한 만큼 생명·안전 등 필수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규제개혁을 호소하는 을(乙)과 안 된다고 하는 갑(甲)의 생각에 대한 공수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를 다시 말하면 어떤 규제에 대해 기업이 부당성을 얘기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이에 대한 정당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현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힌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한 이견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성장 쪽에서 필요한 건 일을 벌일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고, 분배는 양극화 문제에 직접 도움을 주자는 것이므로 둘 중 하나를 취사선택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분배는 민간의 비용부담을 늘리기보다는 사회안전망 확충 등 직접적인 정책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분배의 목표를 성장으로 정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는 분배는 물론 성장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재계의견을 대변한 것으로 읽혀진다.

박 회장은 이러한 비판과 함께 한국경제가 미래를 위해 나아 갈 길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기반의 재구축’이라며 내리막길에 있는 한국경제구조를 바꾸려면 10∼20년 중장기 미래경제에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제조역량만을 앞세워 노동과 자본투입을 늘리는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방식은 이젠 ‘맞지 않은 옷’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며,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기술진보와 산업간 융·복합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등 급속한 트렌드 변화를 담을 그릇을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당부로 해석된다.

박 회장이 규제개혁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번 정부 들어서도 40여 차례에 가깝게 국회와 정부 인사를 상대로 기업의 투자여건 마련을 위한 규제해소 입법을 촉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가 요구한 규제개혁 관련 법안이 국회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을 넘어 또 다른 새로운 규제를 양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기업들이 일을 벌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박 회장의 이러한 의견에 동의한다. 이들 역시 정부가 단기적인 경기·일자리 지표에 연연한 일시적 처방보다는 중·장기 대책에 집중해야 하며, 기존 정책기조를 고집하기보다는 저성장 기조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과감한 정책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력산업들이 투자부진으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이 같은 문제제기에 정부가 제대로 응답해 주기를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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