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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침체의 늪…돈줄 마른 기업 '아우성'
증시 침체의 늪…돈줄 마른 기업 '아우성'
  • 신진주 기자
  • 승인 2018.11.07 14:55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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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신진주 기자]"현재 증시 상황이 좋지 않고 기업공개(IPO)를 자진 철회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상장을 준비하는 저희 입장에선 걱정이 많다. 수요예측을 시행하기 전이 더 떨리는 것 같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선 지금이 적기이나,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까봐 두렵다."

최근 IPO를 준비 중인 한 기업 관계자의 얘기다. 주식시장 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상장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기업이 속출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얼어붙는 모습이다. 특히 기업들의 '돈줄'이 막히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하강. / 사진=연합뉴스
경기 하강. / 사진=연합뉴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모를 자진 철회한 기업은 모두 7곳(스팩 상장 제외)이다. 2008년 9개 기업이 공모를 철회한 것을 제외하고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연간 평균 공모철회 건수는 2.4건에 불과했다. 작년에 공모를 철회한 기업은 스팩합병상장을 시도한 메디오젠 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IPO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SK루브리컨츠가 지난 4월 27일 공모를 자진 철회했다. 이후 HDC아이서비스(9월7일), 카카오게임즈(9월19일), 아시아신탁(10월12일), 프라코(10월23일), 드림텍(11월2일), CJ CGV베트남(11월6일) 등이 모두 상장을 포기하거나 연기했다.

특히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하반기에 공모철회가 집중됐다. 대다수 기업들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증시 입성을 앞두고 수요예측 과정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어 공모 철회를 단행했다.

최근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중견기업인 전자부품업체 드림텍은 "변동성이 극심한 현 증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며 상장을 자진 철회하고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CJ CGV는 자회사인 CJ CGV 베트남홀딩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일정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CJ CGV는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행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했다"며 "공동 대표주간회사(신한금융투자·한화투자증권)와 공동주간사의 동의로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모 희망가(1만8900∼2만3100원) 상단을 기준으로 132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지난 1∼2일 열린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상당수 물량이 희망가 하단 이하로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하반기 IPO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도 회계 감리가 길어지면서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로 CB를 발행한 기업 중 일부는 조기 상환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전환가격을 크게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지자 참다못한 투자자들이 상환을 요구한 것이다.

시장에선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 더 많은 기업이 빚 상환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연내 기준금리 마저 오르면 기업이 부담하는 이자비용이 증가해 자금 여력이 고갈된 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가 하락에 따른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기업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에 더해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하고 결국 경제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한국 경제 위기의 신호 중 하나로 '기업매물'이 많이 나오는 것을 들 수 있는데, 경영난이 가중될 경우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newpearl@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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