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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칼럼] 장수기업의 고갈
[김용훈 칼럼] 장수기업의 고갈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 승인 2018.11.08 09:46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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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사람들의 수명은 늘어나는데 기업들의 수명은 그렇지 못하다. 국내에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열 개도 아닌 7개의 기업이 있다. 반면 일본에는 100년 이상의 기업들은 물론 300년 넘게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특별한 아이템도 아니다. 건어물로 300년이 넘는 시간을 이어가는 것이다. 시대에 따라 편의성을 더하고 손쉬운 취급으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진화해 가는 것 외엔 메인 아이템의 전환도 없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시간들이 어떠한 의미인지 다가온다. 지역경쟁도 아니고 글로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10년의 시간을 버티는 것도 쉽지 않은데 100년이 넘는 시간을 경쟁력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들만의 노력도 중요하고 그들이 위치한 환경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최근 지속되는 경제침체 속에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30년 이상의 구력을 가진 기업들이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1.9%를 차지한다. 우리는 비교적 산업화가 늦었지만 그래도 오랜 구력을 가진 기업의 수가 적다. 일본은 200살이 넘은 기업이 3천 곳이 넘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1400살이 넘는 기업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그들의 문화는 다른 것일까.

대를 이어 기업을 운영하는 그들에게는 우리나라처럼 경영주의 갑질이 없다. 그들은 가문을 이어 업을 이어가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또한 그것이 자신의 것이라는 생각보다 잘 운영하여 후대에 물려주겠다는 책임감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전통을 이어가고 존중하지만 시대의 조류를 무시하지 않는다. 즉 수제라고 무조건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지 않고 맛과 품질을 위해서 자동화 기계 및 시스템의 도입도 하고 유행에 걸맞은 맛을 개발하여 신상품의 출시도 한다. 때문에 과거의 산물에 지나지 않은 멈춘 것이 아니라 전통과 역사의 토대 위에 탄탄한 신제품의 개발로 수백 년이 지나도 시대에 적정한 경쟁력을 가지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공적 기여에도 빠지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가 위치한 지역의 탄탄함이 그들이 존재하는 힘이 되고 있음을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기업과 지역의 공존에도 노력을 하는 것이다.

전 세계 기업의 보통의 성적을 보면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13년 정도이다. 그리고 설립한지 30년이 지나면 80%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볼 때 100년 200년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러한 일이 유독 일본에 많은 것은 바로 일본의 기업문화가 일반적인 기업의 문화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업규모의 확장을 기업의 성장으로 알고 있지만 일본은 백년이 지나도 종업원 수가 늘지 않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그들의 성장은 기업의 규모 확장이 아닌 지속과 생존이다. 우리는 30년 이상 기업이 전체 기업의 1.9%이지만 일본은 100년 이상의 기업이 전체 기업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초밥을 만들고 부채를 만들며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의 기호에 최적화된 상품을 내놓으며 기업의 구력을 이어가고 있다. 백여 년의 바탕을 가진 기업은 장인을 가지고 고유의 기술이 살아 숨 쉬는 제품으로 제어 가능한 범주에서 성장하고 있다. 본업의 영역을 뛰어넘지 않고 신뢰가 바탕이 된 최적화 조직이 운용된다고 볼 수 있다. 가족기업에게 유난히 눈총을 주는 우리 사회에서 보면 작은 기업에서 큰 기업까지 저마다의 역할로 공존하며 경쟁하는 생태계가 아쉽다. 자신의 특성을 알고 중장기의 긴 안목으로 운영하는 그들의 만의 제품의 고유함이 인정받고 존중되는 문화가 천년의 기업역사를 만들어 냈음을 다시 짚어봐야 하겠다.


laurel56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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