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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일갈 "서민들을 위한 은행은 없다"
자영업자의 일갈 "서민들을 위한 은행은 없다"
  • 이보라 기자
  • 승인 2018.11.08 16:07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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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500만원도 못빌려 사금융으로
"금융기관, 서민금융 제대로 인식해야"

[아시아타임즈=이보라 기자] "정말 돈이 필요할 때 은행은 외면하기 일쑤였다. 고금리긴 했지만 그나마 돈을 빌려준 대부업체가 되려 고맙기까지 했다. 하지만 대부업의 끝이 어떻다는 건 다들 알고 있지 않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 A씨의 이야기다. A씨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준 곳은 고금리로 비판을 받고 있는 대부업체였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금융회사가 정책서민금융상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정작 서민들은 이같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사금융으로 발길을 옮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8일 열린 서민금융박람회에서 금융지원이 필요한 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이보라 기자

8일 열린 '2018년 서민금융 박람회'에 자영업자 등 서민들로 북새통을 이룬 것은 이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박람회장을 찾아 서민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하기 위한 상담을 받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도 했다.

이 행사에서는 서민금융과 채무조정, 사회적금융, 자영업자 경영컨설팅, 임대주택 지원제도 등에 대한 상담이 이뤄졌다. 생활비가 필요해 고금리의 카드론을 받은 대학원생, 식당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와 상담을 받았다.

이날 이곳을 오려 새벽부터 차를 타고 출발했다는 A씨는 살기 위해 이 자리를 찾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금감원 상담부스를 찾아 "은행도 돈을 떼이면 안 되니까 문턱이 높은 것은 알겠지만 충분히 갚을 능력이 있는데도 대출이 안 되더라"며 "1금융, 2금융에서 안되면 사금융으로 넘어가고 일수까지 쓰게 되는데, 그 사람들은 빌려주기라도 하니 고마웠다. 그런데 그 끝이 어떻다는 건 다들 알고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햇살론, 미소금융 등 서민정책금융상품에 몰라서 이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그는 "장사를 하다보면 인건비, 임대료 등 돈이 절실할 때가 있는데 그 상품들도 신용도가 낮으면 빌려주지 않는다"며 "일수를 받고서 그 높은 이자를 일년 넘게 꼬박꼬박 갚고 있는데 은행에서 빌렸을 때 그걸 갚지 못하겠느냐. 자영업을 하니 후에 카드대금을 받을 게 있는데도 그건 담보로 안 받아준다"고 꼬집었다.

8일 열린 서민금융박람회에서 (왼쪽)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가운데)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른쪽)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상담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사진=이보라 기자

일수를 쓴 기록을 보여줄 수도 있다며 "500만원을 못 빌려서 휴대폰 요금, 정수기 요금 등을 연체했는데 연체기간이 해소되는데도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며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박람회에 온 많은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우리나라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다며 많은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이들을 위한 실질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에서 서민을 위한 정책서민금융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취급하고 있는 금융사에서는 이들을 외면하고 있어 무용지물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은 저소득층을 위한 생계자금 대출인 햇살론, 새희망홀씨, 고금리 대환자금 대출인 바꿔드림론, 창업·운영자금 대출인 미소금융이 있다.

은행들이 포용적 금융 실천을 위해 서민상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상품에만 치우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상품은 없다. 때문에 갚을 능력이 있음에도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고 사금융으로 빠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서민금융이 돈이 되지 않으니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며 "은행장들도 박람회를 통해 왜 서민금융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인식하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br00@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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