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2-11 10:00 (화)
[사설] 문 대통령의 ‘경제 투톱’ 교체가 기대보다 우려가 되는 이유
[사설] 문 대통령의 ‘경제 투톱’ 교체가 기대보다 우려가 되는 이유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11.11 11:10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동시교체를 단행하면서 그동안 경제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엇박자를 노출해 왔던 두 사람의 ‘불편한 동거’가 1년6개월 만에 끝나게 됐다. 문 대통령의 이번 ‘경제 투톱’의 교체는 최근 각종 경제지표의 악화에서 보듯 가시적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경제현실을 고려한 쇄신의 의미를 지니는 문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주부터 후임자 이름까지 거론되며 기정사실화된 마당에 교체가 늦어질 경우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를 주고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서둘러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제팀 교체를 두고 일각에서는 후임에 내정된 경제부총리 홍남기 현 국무조정실장과 청와대 정책실장 김수현 현 청와대 사회수석의 조합이 전임자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문패만 ‘홍&김’으로 바꾼 ‘김&장’ 시즌2를 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홍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는 보수성향 경제 관료이자 국무조정실장 출신이라는 점이 전임 김 부총리와 그 이력이 쏙 빼닮았다. 김 신임 정책수석 역시 학자출신인 전임 장 실장과 이력은 다르지만 진보적 성향을 지닌 인사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없어 보인다. 그런 까닭에 이번 ‘홍&김’ 조합도 화학적 융합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는 달리 이번 인사가 문 대통령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방향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월 소득주도성장 설계자인 홍장표 경제수석이 물러난 이후부터 경제정책이 후퇴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든다. 혁신성장의 핵심조치로 규제완화 드라이브가 가속화된 반면, 장 실장이 혼자 떠맡게 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방어막이 헐거워졌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현 정부 경제철학과 배치되는 발언을 제기해 왔던 김 부총리와 함께 장 실장까지 ‘패키지’로 경질되면서 소득주도성장의 마지막 버팀목마저 와해됐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장 실장의 교체는 현 정부가 추진해왔던 경제개혁에 대한 후퇴 ‘시그널’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는 후임으로 지명된 김 신임 정책실장이 경제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가 부동산과 탈(脫)원전 정책을 진두지휘한 청와대 핵심참모 가운데 한 명인 것은 분명하지만, 현 정부의 경제철학을 뚝심 있게 추진할 정책실장 자리에 어울리느냐는 회의론은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나온다. 또한 현 정부 출범 후 부동산 가격폭등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은 경제관료 출신인 홍 신임 부총리 후보 쪽으로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도 이번 인사배경 설명에서 그동안 ‘투톱’ 체계로 이뤄졌던 경제정책을 부총리 책임 하에 두는 ‘원 톱’ 체제로 간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경제 투톱’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난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부총리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홍 부총리 후보의 성향이 개혁성과는 거리가 멀고 윗사람 지시에 순응하는 이미지가 강해 소득주도성장과 경제민주화 등 구조개혁의 지속성을 담보할만한 인사가 아니라는 점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이번에 내정된 새 경제팀을 두고 정책의 연속성 차원에서는 무난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인적쇄신은 시도했으나, 뚜렷한 색깔변화가 없다는 지적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어쨌든 문 대통령의 이번 경제팀 교체인사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기존의 경제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분위기를 쇄신을 통해 떨어진 국정 장악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 경제팀에게 민생문제와 성장 동력 약화로 비롯된 ‘고용 없는 성장’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하나된 목소리로 대응할 것을 주문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경제정책에 대한 자기 확신을 새 경제팀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적시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만이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asiatime@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