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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대담] 음란·폭력·혐오에 물든 인터넷방송… "왜 규제를 안할까요?" vs "표현의 자유 보장해야"
[청년 대담] 음란·폭력·혐오에 물든 인터넷방송… "왜 규제를 안할까요?" vs "표현의 자유 보장해야"
  • 백두산 기자
  • 승인 2018.11.14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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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과 별풍선. (CG) (사진=연합뉴스TV, 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백두산 기자] “인터넷 방송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본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최근에 아이에게 보여줄 방송을 찾다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놀랐어요. 이런 것까지 방송을 해도 괜찮은가 싶은 내용들로 방송이 이뤄지고 있더라고요. 술 마시고 욕하는 것부터 심한 노출이 나오는 방송까지 제대로 된 규제가 안 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지나치게 자극적이다고 할까요? 아이들과 같이 보기에 부적절한 콘텐츠가 많아서 앞으론 더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아미(34·주부)씨는 최근 아이에게 보여줄 영상을 찾다가 본 1인 방송 콘텐츠에 깜짝 놀랐다. 간단한 검색어만 쳐도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있는 방송들이 버젓이 검색될 뿐만 아니라 간단한 인증 절차만 거치면 쉽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개인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BJ들은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들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의 아프리카 TV와 유사한 나비TV, 별TV, 윙크TV, 인범플레이, 트위치, 팡TV 등의 플랫폼들이 생겨나면서 이같은 경쟁은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징계한 1인 방송은 총 81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인 26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최근 3년간 위반 유형으로 보면 음란, 법질서 위반, 폭력·혐오 등이 대다수다. 1인 방송 BJ들은 광고수익과 비례하는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방송들을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다.

초등학생 장래희망 1순위가 ‘유튜버’라는 말이 돌 정도로 국내에서 개인방송 영향력은 점차 커져가는 추세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구독자가 10만 명을 넘는 국내 채널은 지난해 기준으로 1275개이며, 100만 명을 넘은 국내 채널도 1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이런 영향력과 달리 사건 사고도 최근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일 한 1인 방송 BJ는 음주를 한 후 차를 직접 운전해 숙박업소까지 이동한 모습을 실시간으로 방송에 내보냈다. 다행히 시청자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지만 개인 방송에 대한 규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또 다른 1인 방송 BJ는 지난달 23일, 술에 취한 채 경찰 지구대를 찾아가 일부러 난동을 피우는 과정을 생중계 하기도 했다. 이 BJ는 지난 8월 “시청자를 죽이러 가겠다”고 생중계를 하다 경찰에 붙잡힌 BJ와 동일인이다.

이처럼 1인 방송의 내용들이 도를 넘자 우려를 표하는 시청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신촌에서 만난 박영호(23·대학생)씨는 평소 개인방송을 자주 보는 시청자지만 방송을 보다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이 자주 생기고 있다며, 방송 내용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무래도 저희 세대는 인터넷 방송을 많이 보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학교에 오거나 갈 때 자주 인터넷 방송을 보곤 하는데 간단한 검색어에도 이상한 방송이 많이 검색돼 그런 방송들을 거르는 것도 일이에요. 어떤 방송은 시작부터 끝까지 욕으로 도배된 방송이 있는가 하면 어떤 방송은 범법행위들을 생중계한다고 하면서 시청자를 끌기도 해요. 이런 부분은 규제가 필요한 것 같은데 왜 아직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1인 방송의 위험성은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10대들이 많이 본다는 것에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대들의 1인 방송 시청 경험은 45.3%에 달해 2명 중 1명은 1인 방송 시청 경험이 있다. 강태호(21·대학생)씨는 인터넷 방송을 검색하다가 방송 콘텐츠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가 자주 가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 뜨는 방송이라고 해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내용이 교도소 생활에 대해 얘기하는 방송이었어요. 교도소에서 실형을 살고 나온 전과자가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감옥에 가게 됐는지, 교도소 생활이 어떤지 등에 대해 얘기하더라고요. 물론 전과자가 방송을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범죄나 교도소 생활에 대한 미화가 지나치게 일어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모두가 1인 방송을 비판적 시선으로만 보고 있진 않았다. 이민아(24·대학생)씨는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규제 보다는 인터넷 방송 BJ들이 알아서 자정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BJ들의 선정성, 자극적 콘텐츠 논란은 사회 문제와도 연결돼 있는 것 같아요. 취업이 어렵다보니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인터넷 방송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지는 거고, 시장이 커져가는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논란이라고 생각해요. 초기 시장에 지나친 규제보다는 자정할 수 있는 시간을 좀 주고 조금씩 틀을 잡아가는 게 맞지 않을까요? 지나친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범법행위를 방송하는 부분까지 옹호하는 것은 아니에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방송되는 내용에 대해 지금보다 좋은 콘텐츠로 이뤄진 방송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돼요” bds@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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