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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이 없는 '차등수수료제'…문전박대 그 이유
명분이 없는 '차등수수료제'…문전박대 그 이유
  • 이보라 기자
  • 승인 2018.11.15 07:5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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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차등수수료제 도입시 중소상인 수수료 인하 가능"
전문가들 "하나주고 하나받는 비지니스적 논리, 명분 떨어져"

[아시아타임즈=이보라 기자] 카드사 노조와 소상공인 단체가 '을대을' 싸움을 멈추고 대안으로 차등수수료제 도입을 정부에 건의키로 하면서 화살이 대형가맹점을 향하고 있다. 카드사 노조는 그동안 통신사, 백화점, 항공사 등 대형가맹점의 수수료를 인상하면 영세가맹점의 수수료를 인하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왔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대안인 듯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비즈니스적 논리 성격이 강한 차등수수료제 도입의 경우 명분이 떨어져 정부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노조와 한국마트협회를 비롯한 20여개 상인단체로 구성된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투쟁본부)는 지난 12일 차등수수료제 도입과 관련 공동 전선을 펼치기로 했다. 양 측은 연매출 구간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협의 후 합의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와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13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마트협회 등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1차 자영업 총궐기대회'를 열었다./사진=아시아타임즈

카드사 노조는 연매출 규모에 따라 가맹점을 총 8개 구간(3억·5억·10억·50억·100억·500억·1000억원 이하, 1000억원 초과)으로 나눠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을 기존 5억원 이하에서 10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1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가맹점에 대해선 카드수수료를 인상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장경호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위원장(우리카드 노조위원장)은 "매출액이 작을수록 낮고 높을수록 올라가는 구조의 대안을 제시했고,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연매출 5억원 초과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는 원가 이하로 책정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와 연매출 5억원 초과 가맹점은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는데 카드업계는 영세가맹점의 수수료가 인하될 때마다 대형가맹점에서도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카드사노조협의회는 지난 5월 금융노조와 사무금융노조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을 출범하고 7월 차등수수료제 세부안을 만들어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차등수수료제 도입을 주장해 왔지만 금융당국에서는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차등수수료제를 받아들이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은 소상공인의 수수료를 낮추면 더 이상 경영이 어려워진다는 입장으로 차등수수료제를 제시했는데 이것은 하나를 줄테니 하나를 달라는 비즈니스적 논리"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책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접근해야 하는 것인데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는 노조의 입장은 명분이 약해 정부에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또한 차등수수료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김 교수는 "차등수수료를 굳이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에서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제로페이를 내놓은 만큼 이를 활성화해 카드 대신 쓰면 되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한편 카드사 노조와 중소상인 단체의 이번 협상으로 금융당국에서 이번주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던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 발표는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11월초 카드수수료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한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카드업계의 반발로 늦춰졌다. lbr00@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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