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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뿌리깊은 '원주민 우대' 정책과 총리의 철폐 노력
말레이시아의 뿌리깊은 '원주민 우대' 정책과 총리의 철폐 노력
  • 윤승조 기자
  • 승인 2018.11.20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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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연합뉴스/EPA)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연합뉴스/EPA)

[아시아타임즈=윤승조 기자] 다민족국가인 말레이시아에는 자국 내 '말레이계' 원주민을 우대하는 '부미푸트라' 정책이 있다. 원주민인 '말레이계'에 교육과 노동, 정치 등 분야에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이주민계는 차별하는 것인데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다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말레이시아에서 40년 이상 존속해온 병폐다. 

뿌리 깊은 인종차별 정책으로 국제사회는 물론 자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부미푸트라'의 유지는 여전히 말레이시아 주류 정치계의 인식이다. 

문제는 부미푸트라 때문에 유엔의 인종차별 철폐조약의 비준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유엔 조약을 비준하기 위해서는 말레이계만의 특별한 지위를 보장하고 있는 '부미푸트라'를 없애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의 국회의원 의석 확보가 필요한데 여당 의원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1957년 독립 이후 정권을 유지해 온 여당연합 국민전선은 유엔의 인종차별 철폐조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부미푸토라가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유엔 협약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마하티르 총리가 이끄는 희망연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민족 융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래서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인권 보호와 관련한 유엔의 주요 협약을 모두 비준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마하티르 정권은 재무장관에 중국계인 림 구안엔을 임명하는 등 출신 민족에 얽매이지 않는 실력주의 인사를 내세워왔다.

그러나 사실상 '부미푸트라'를 폐지하는 유엔 인종차별 철폐조약의 비준을 추진하자 야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과 전 말레이시아 이슬람당(PAS)뿐만 아니라 여당 일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부미푸토라를 폐지하면 중국계와 인도계의 지지를 얻을 수 있겠지만, 반대로 국민의 70%를 차지하는 말레이계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위험 때문이다. 

결국 마하티르 총리는 19일 유엔 조약의 조기 비준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다민족국가의 과제인 '민족융화'에 대한 고민이 마하티르 총리를 짓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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